일본 작가 무라카미 하루키(村上春樹)의 소설 가 12일 출간됐다. 이 소설은 발간 첫날 50만부를 내기로 하는 등 진작부터 화제를 모았었다. 이후 3년 만에 신작이 나오자 소설을 구하려는 하루키스트(하루키 마니아)들이 서점으로 몰리는 등 일본 열도가 하루키 열풍에 휩싸였다.
이날 0시 전국에서 가장 일찍 판매에 들어간 도쿄의 쓰타야 서점에서는 수시간 전부터 150여명이 모여 카운트다운 행사를 가졌다. NTV, TBS 등 방송은 심야에 신간 판매 현장을 생중계했다. 가장 먼저 책을 구입한 한 대학생은 "집이 요코하마라서 돌아갈 차편이 없다"며 "근처에서 밤을 새워 책을 읽겠다"고 말했다.
산세이도 서점 본점은 11일 밤 옥외간판을 아예 '무라카미 하루키도(堂)'로 바꿔 달고 판촉에 나섰다. 아사히신문은 소설이 공개된 지 7시간여 만에 리뷰를 게재해 관심을 고조시켰다.
출간 전 제목만 공개했던 이 소설은 36세 철도회사 남자 직원이 대학 2학년 시절 친구 4명으로부터 절교선언을 당한 뒤 고독과 허무를 안고 살아가던 중 사건의 진상을 추적하며 자아를 찾는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작가가 이번 소설의 제목에 낭만파 작곡가 프란츠 리스트의 피아노 모음곡 '순례의 해'를 차용하면서 이 곡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표지에 사용한 미국 추상화가 모리스 루이스의 '펼쳐진 빛' 역시 관심을 모으고 있다. 일본 출판계는 신작이 (문고판 포함 770만부 판매)보다 더 많이 판매될 것으로 보고 있다.
한국 출판사들도 바빠졌다. 하루키 에이전시인 일본 사카이 에이전시는 선인세 등을 포함한 입찰제안서를 받는다고 공고했다. 문학동네, 문학사상사, 민음사, 문학수첩 등과 문학 부문에 첫 진출하는 신생 출판사들이 대거 뛰어들 전망이다.
관심은 선인세. 문학동네가 1~3권을 계약할 때 선인세는 15억원이 채 안됐다. 신작은 370쪽의 단권이어서 거기에 미치지 못할 것으로 보이지만 흥행이 확실시되는 만큼 더 큰 액수의 계약이 이뤄질 가능성도 있다.
도쿄=한창만특파원 cmhan@hk.co.kr
박선영기자 aurevoi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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