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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냉키 “의대 다니는 아들, 등록금 빚이 4억5000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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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냉키 “의대 다니는 아들, 등록금 빚이 4억5000만원”

입력
2013.04.12 1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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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의과대학에 다니는 학생들이 한해 부담해야 하는 비용이 2억~3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이사회 벤 버냉키 의장의 아들조차 등록금 빚이 40만달러(4억5,200만원 가량)에 달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과도한 의대 학비가 미국의 의료제도까지 기형화시킨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12일 미국의 경제잡지 비즈니스위크에 따르면 지난해 사립 의과대학 등록금은 5만309달러(5,685만원ㆍ이하 모두 중간값 기준)였다. 교재비, 생활비 등 경비까지 합치면 사립 의대는 연간 27만8,455달러(3억1,465만원), 국공립 의대는 연간 20만7,868달러(2억3,489만원)가 들어가는 것으로 추산됐다. 의과대학 졸업자의 빚은 1인당 17만달러(1억9,200만원)에 달했다. 미국의과대학협회의 집계에 따른 수치이다.

버냉키 의장은 지난해 의회에 출석해 미국의 경제상황에 대해 답변하면서 아들의 의대 비용 부담을 “장난이 아니다”라고 지적하며 “40만달러의 빚을 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의 아들은 뉴욕에 있는 웨일코넬의대에 다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의대를 비롯한 대학원 등록금의 정부 지원 대출 이자는 의회가 설정하며 연 6.8∼7.9%에 달한다. 담보나 신용기록과 상관없이 대출을 해주기 때문에 주택담보대출, 자동차할부대출보다 이자가 높다.

비즈니스위크는 “의대 졸업자들이 빚을 갚느라 돈이 별로 되지 않는 기초의료 분야를 외면하고 있다”며 “향후 고령화로 인해 의사가 부족해지면 기초의료 분야 외면 문제는 더 심각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의대 졸업자들은 빚을 연체하는 비율이 낮기 이자를 낮춰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하지만 빚을 지더라도 의대를 가려는 지원자는 늘어나고 있다. 미국의 비싼 의료비를 감안하면 결국 이익이 되기 때문이다. 심장 전문의 출신으로 의대 학비 빚을 갚는데 20년이 걸렸다는 데이비드 스코튼 코넬대학 총장은 “그래도 의대를 가는 것은 남는 장사”라며 “가장 잘한 투자였다”고 말했다.

이진희기자 rive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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