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미국 CNN 방송에 출연, 한국어로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에게 대화에 나설 것을 촉구했다.
반 총장은 11일 CNN 뉴스프로그램 ‘울프 블리처의 상황실’에 출연해 최근 고조되는 한반도 긴장과 관련해 “어떠한 종류의 도발 조처도 삼갈 것을 강력히 요청한다”며 “북한의 행위는 명백히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를 어기는 것이며 국제사회의 기대에도 어긋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북한 주민들이 경제적으로 어려움을 겪는 만큼 주민들의 생활 여건을 개선하는 데 더 노력을 쏟길 바란다”고 촉구했다.
반 총장의 발언은 앵커 블리처가 “카메라를 보고 한국어로 김정은에게 한 마디 해달라”고 요청한 데 따른 것이다. 반 총장은 카메라를 응시한 채 간곡한 어조로 “김정은 위원장님에게 진심으로 말씀 드리겠습니다. 민족의 궁극적 평화와 통일을 위해 대화를 통해서 모든 현안을 해결할 수 있도록 최근 일어나고 있는 모든 도발적 행동을 자제하시고 대화의 창으로 돌아오시기를 진심으로 기원합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이것은 유엔 사무총장으로서 그리고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진심으로 말씀 드리는 것입니다. 감사합니다”라고 덧붙였다. 반 총장의 한국어 메시지는 사전에 준비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반 총장은 CNN 출연에 앞서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백악관에서 만나 북한의 위협에 대해 논의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회동 후 “한반도에서 분쟁이 일어나는 것을 아무도 원치 않는다”며 “반 총장과 나는 북한이 호전적인 태도를 중단해야 할 때가 바로 지금이라는 데 동의했다”고 말했다. 반 총장은 “중국을 포함해 북한에 영향력을 가진 이웃 국가들이 이번 사태가 평화적으로 해결될 수 있게 리더십을 발휘해주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황수현기자 soo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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