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이 거절했는데도 3회 이상 교제를 제안하면 '스토킹'으로 처벌을 받게 된다. 경찰청은 12일 공식 블로그인 '폴인러브'를 통해 이 같은 스토킹 행위 처벌 규정을 공개했다. 스토킹 행위의 가해자를 10만원 이하 벌금이나 구류 또는 과료의 형으로 처벌한다는 내용의 경범죄처벌법 3조가 지난달 22일부터 시행됨에 따라 상세 기준을 마련한 것이다.
일반적으로 스토킹은 상대방의 의사에 반해 지속적으로 접근해 만남 또는 교제를 요구하거나 일방적으로 지켜보기, 따라다니기, 기다리기 등을 반복하는 행위를 말한다. 경찰이 이날 공개한 규정에 따르면 상대방이 거부 의사를 분명히 했는데도 3회 이상 만남 또는 교제를 요구할 경우 처벌 대상이 된다. 단순히 1, 2회 교제를 요구하는 구애 수준의 행위는 처벌 대상이 아니다. 하지만 상대방에게 공포나 불안감을 주는 명백한 사유가 있으면 처벌될 수 있다.
지켜보기나 따라다니기의 경우, 피해자의 거절 의사가 없었을 경우 처벌 대상이 아니다. 거절 의사를 분명히 듣지 못한 상태에서 처음 신고를 당한 경우에는 계도 조치만 취하게 된다. 스토킹 신고를 1차례 당했음에도 지켜보거나 따라다니는 행위를 반복할 경우에는 처벌할 수 있다.
그러나 이 같은 처벌 규정이 공개되자 이날 인터넷에서는 '기준이 모호하다'고 비판하는 글이 줄을 이었다. "구애와 거절, 공포와 불안의 기준이 도대체 무엇인지 모르겠다"(아이디 court2002) "정상과 비정상을 나누는 기준이 왜 하필 3회인지 설명해달라"(아이디 hope22)는 등 의문을 제기하는 글이 다수였다.
법의 오남용을 걱정하거나 냉소하는 글도 올라왔다. 한 네티즌은 트위터로 "규정에 따르면 열 번만 찍어도 전과 3범이 된다"고 '열 번 찍어 안 넘어가는 나무 없다'는 속담에 비유하면서 "선의의 구애자들이 피해를 받거나 반대로 조항을 악용하는 사람들이 나올 것 같다"고 우려했다.
손효숙기자 sh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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