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이 평양을 향해 대화의 손을 내밀었다. 박 대통령은 그제 국회 외교통일위 및 국방위 소속 새누리당 의원들과의 만찬 간담회에서 북한의 잇단 위협과 관련, "항상 대화의 문은 열려 있다"고 말했다. 이날 오후에 나온 류길재 통일부장관의 대북 성명에 대해서도 "북한과의 대화 일환"이라고 취지를 분명히 했다. 류 장관의 성명을 놓고 한때 대화 제의냐 아니냐 분분하던 논란을 분명하게 정리한 것이다.
우리는 박 대통령이 취임 후 처음으로 실질적인 대북 대화의 걸음을 내딛고 나선 것을 환영한다. 일부에서는 북한의 태도 변화 기색이 전혀 없는 상태에서 대화의 당근을 제시하는 것은 잘못된 메시지를 준다는 비판이 없지 않다. 정부도 북한의 위협에 굴복하지 말라는 여론을 모르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지금과 같은 남북 대치와 긴장이 더 이상 지속되는 것은 매우 위험하다. 남북 간엔 지금 아무런 완충장치가 없다. 우발적인 작은 충돌이라도 걷잡을 수 없는 사태로 이어질 수 있다. 그런 점에서 박 대통령의 대북 대화 제의는 위기국면의 돌파구를 찾기 위한 바른 선택이라고 본다.
류 장관은 그제 성명에서 개성공단 문제에 대해 "북측이 제기하는 사안을 논의하기 위해서라도 대화의 장으로 나오길 바란다"고 촉구했다. 지금 남북간의 위기는 개성공단만의 문제는 아니다. 그러나 남북이 개성공단 정상화를 위해 일단 대화의 물꼬를 트면 남북현안 전반에 대한 협의로 이어갈 수 있을 것이다. 그런 과정에서 박 대통령이 강조해온 한반도 신뢰프로세스 구축의 본격 추진도 기대해 볼 수 있다.
문제는 북한의 호응이다. 북한은 아직까지 우리 정부의 대화 제의에 이렇다 할 언급을 하지 않고 있다. 동해안에서 진행 중인 중거리미사일 무수단 발사 움직임도 계속되고 있다. 잇단 위협으로 위기를 최고조로 끌어올린 북한이 갑자기 대화에 돌아서기는 어려울 수도 있다. 하지만 위기 상태를 마냥 끌고 갈 수도 없는 노릇인 만큼 북한에 탈출구가 필요한 상황이다. 북한은 더 이상 무익한 위협으로 헛힘을 쓰지 말고 박 대통령이 내민 대화의 손길을 맞잡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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