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물' 류현진(26ㆍLA 다저스)이 메이저리그 2승에 도전한다.
류현진은 14일 오전 9시10분(이하 한국시간) 미국 애리조나주 피닉스 체이스 필드에서 열리는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와의 원정경기에 선발로 등판한다. 지난 8일 피츠버그 파이어리츠(6.1이닝 2실점)를 제물로 역사적인 첫 승을 거둔 뒤 상승세를 이어간다는 각오다. 전문가들은 "역시 경기 초반 제구가 관건이다. 직구가 낮게 들어가야 한다"며 "1~2회만 잘 넘기면 두 번째 승리도 어렵지 않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류현진이 승리를 거두면 한ㆍ미 통산 100승을 달성하게 된다.
그러나 상대가 만만치 않다. 이날 애리조나는 팀의 간판 투수 오른손 이언 케네디(29)를 내세운다. 케네디는 2011년 21승4패, 2.88의 평균자책점으로 내셔널리그 다승왕을 차지했다. 지난해에도 15승12패 평균자책점 4.02로 에이스 노릇을 했다. 신체조건이 183㎝ 86㎏으로 특출난 편은 아니지만 투심패스트볼과 체인지업, 커브 등 변화구 구사 능력이 뛰어나다. 직구 평균 시속은 143~144㎞. 홈플레이트를 넓게 쓰는 제구력이 인상적이다.
상대 타선도 위협적이다. 다저스와 함께 내셔널리그 서부지구에 속한 애리조나는 12일 현재 9경기에서 6승3패를 기록,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 함께 지구 공동 1위에 올라 있다. 마운드 보다는 화끈한 방망이를 앞세워 6할6푼7리의 승률을 기록 중이다.
4번 타자 1루수 폴 골드슈미트가 경계대상 1호다. 앞선 9경기에서 35타수 12안타 타율 3할4푼3리에 장타율은 6할2푼9리다. 12개의 안타 중 홈런이 2개, 2루타가 4개로 파워가 일품이다. 여기에 왼손 톱타자 헤르라르도 파라도 조심해야 한다. 타율 3할4푼1리(41타수 14안타)에 2루타 5개, 3루타도 1개다. 출루만 한다면 언제든 도루를 시도해 류현진을 괴롭힐 것이다. 이 밖에 베테랑 애런 힐(0.294), 마르틴 프라도(0.273) 등 오른손 중심 타자와 제이슨 쿠벨(0.310), 에릭 차베스(0.250) 등 장타력과 정확성을 겸비한 왼손 타자들도 수두룩하다.
애리조나는 9경기에서 55점을 올리며 경기당 평균 득점이 6.1점이다. 팀 타율은 2할7푼7리로 전체 30개 팀 가운데 7위, 장타율은 4할5푼5리로 5위다. 팀 평균자책점은 3.80(11위)으로 준수한 편이지만 언제든 대량 득점이 가능한 '핵 타선'을 보유하고 있다. 류현진은 1회부터 마운드를 내려올 때까지 매 타석 신중한 승부를 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경기가 체이스 필드에서 열린다는 점은 변수다. 체이스필드는 대표적인 타자 친화구장이다. 콜로라도 로키스의 홈 구장인 쿠어스필드 다음으로 고지대에 자리했다. 공기 저항을 덜 받아 타구가 멀리 날아가는 곳으로 유명하다. 자칫 공이 뜨면 쉽게 장타로 연결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낮은 제구가 필수다. 모든 건 류현진 어깨에 달렸다.
한편 류현진이 메이저리그에서 처음으로 벤치 클리어링을 경험했다. 다저스의 잭 그레인키가 12일 샌디에이고의 펫코파크에서 열린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의 원정 경기 6회 2-1로 앞선 상황에서 상대 타자 카를로스 쿠엔틴의 왼팔을 맞혔다. 쿠엔틴은 곧장 마운드로 뛰어갔고 그레인키와 몸 싸움을 벌였다. 양 팀 선수들도 곧장 덕아웃을 뛰쳐나와 맞부딪혔다. 후드 티셔츠와 팀 점퍼를 입은 류현진도 선수들 간의 싸움을 말렸다. 경기에서는 다저스가 3-2로 이겼다.
함태수기자 hts7@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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