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인(囚人), 그러니까 갇힌 자는 감시와 통제를 받기 마련이다. 갇힌 자는 이때 자연스럽게 자신의 영혼으로부터 해방의 상상력을 불러낸다. 우리는 이를 가리켜 '감금의 상상력'이라고 부를 수 있을 것이다. 감금의 상상력에 관심을 두고 이를 국가권력과 개인의 관계로 해명을 시도했던 사람은 미셸 푸코다. 우리 주변에는 셀 수 없이 많은 수인 출신의 저자들이 있다. 성애문학의 신화적 인물인 사드 백작, 미치광이 시인으로 알려진 휠더린, 를 남긴 오스카 와일드, 본명이 윌리엄 시드니 포터인 오 헨리, 을 남긴 종교지도자 본 회퍼, 을 쓴 자와할랄 네루, 러시아의 대문호 도스토예프스키와 개성적인 시편들을 선보인 프랑스 시인 장주네 등이 모두 감옥과 정신병원에 수용됐던 작가들이다. 우리나라만 해도 박노해, 김남주 등에 의해 씌어진 노동민중문학의 걸작들, 그리고 신영복의 옥중 서간문 등 시대를 초월해 읽히는 고전들이 모두 감옥에서 씌어졌다. 물론 이들의 모든 저술이 감금의 상상력의 소산이라고 단정할 순 없다. 하지만 상기한 작품의 밑바탕에는, 자유를 상실한 채 인고의 세월을 보내면서 갈망했던 삶에의 의지와 세계에 대한 비범한 통찰이 드리워져 있다는 것은 부인할 수 없을 것이다. 지금의 작가들도 스스로 가둬보는 시간을 갖는 것은 어떨지.
김도언 소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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