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육이 뭉친 줄만 알았지요. 이게 암이라는 걸 진단하고 치료까지 해준다니 한국에 정말 감사합니다." 키르키스스탄인 샤르셈비에브(47)씨는 최근 국내 병원에서 골육종 판정을 받고 수술을 앞두고 있다.
샤르셈비에브씨는 4, 5년 전부터 왼쪽 어깨뼈 부위에 통증을 느꼈다. 키르키스스탄의 큰 병원에 가도 물리치료를 받으면 곧 나아질 것이라는 말뿐 원인이 무엇인지 시원스러운 답을 듣지 못했다. 시간만 허비하면서 통증 부위에 탁구공만 하던 덩어리가 야구공만 해졌고, 지난해부터는 팔을 들지 못할 정도로 통증이 극심해졌다. 그는 현지 한국인 선교사를 통해 의료기술 수준이 높다는 한국행을 결심했다.
나눔의료사업을 통해 지난달 말 처음 이 환자를 진료한 나누리병원은 상태가 생각보다 심각해 조직검사를 통해 '견갑부 연부조직 육종' 판정을 내렸고, 한국보건산업진흥원에 치료병원 섭외를 요청했다. 골육종은 국내에서도 치료할 병원이 많지 않다. 다행히 국립암센터 골연부종양클리닉 강현귀 박사와 연락이 닿았고, 강 박사도 흔쾌히 치료를 맡겠다고 나섰다.
그러나 환자의 상태는 좋지 않다. 어깨뼈에 자리잡은 종양 크기는 10㎝가 넘고 연골까지 퍼져 있다. 다른 장기로 전이됐는지 여부는 검사결과가 나오는 15일이 돼야 알 수 있다. 강 박사는 "투병기간과는 상관 없이 육종암 진단을 받은 것만으로도 생사의 기로에 섰다고 볼 수 있다"면서 "검사결과가 나오는 대로 입원, 수술날짜를 결정해 최선을 다해 치료하겠다"고 말했다. 국립암센터는 진료비 전액을 지원할 방침이다.
허정헌기자 xscop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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