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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H공사 사옥 이전비가 무려 450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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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H공사 사옥 이전비가 무려 450억?

입력
2013.04.11 1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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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산하기관인 SH공사가 채무감축을 위해 강남 사옥을 팔고 이전을 추진하면서 이사 비용을 무려 500억원 대로 책정해 논란이 일고 있다.

SH공사는 11일 서울 강남구 개포동에 위치한 사옥 건물을 민간에 매각하고, 송파구 문정동 가든파이브로 이전하기 위한 사업용역을 내달 발주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내년까지 채무 6조4,982억원을 줄이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있는 SH공사는 가든파이브로의 사옥 이전을 통해 700억원 규모의 채무를 감축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또한 가든파이브의 미분양 문제도 일정부분 해소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한국일보가 입수한 SH공사의 사옥 이전 계획서에 따르면 SH공사가 개포동 사옥을 매각해 얻을 수 있는 수익은 1,900억원 정도로, 여기에 새 사옥이 입주할 가든파이브 툴관 4,5층 12만㎡를 매입하는데 필요한 750억원과 이전비용 450억원을 빼면 700억원 정도의 이익을 남길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그러나 SH공사가 사옥 이전 비용으로 무려 450억원을 책정한 것을 놓고 서울시는 물론 공사 내부에서조차도 납득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SH공사가 2009년 사옥 이전을 추진할 당시 이전비용으로 300억원을 책정했던 것에 비해 이번에 무려 1.5배나 늘어난 것을 놓고 일각에서는 공사 자체적으로 다른 의도가 있어 이전 비용을 부풀린 것이 아닌 가하는 의혹까지 제기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SH공사의 한 관계자는 "가든파이브는 상업용 시설로 만들어져 기존 설비를 모두 철거하고 업무용 공간으로 다시 꾸며야 하는 만큼 인테리어비 등의 설비 비용이 예상보다 많이 필요하다"면서도 "450억원은 꼼꼼하게 따져 산출한 비용이 아니라 단순 추정액일 뿐"이라고 해명했다.

한편 채무감축이 절실한 SH공사가 가든파이브로의 사옥이전을 급하게 서두르면서 부작용이 뒤따르고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쏟아지고 있다. 가든파이브 주변에서는 일부 점주들이 SH공사의 사옥이전 정보를 미리 입수해'알박기'에 나섰다는 얘기들이 공공연히 나돌고 있을 정도이다. 실제로 SH공사가 사옥이전을 위해 꼭 매입해야 하는 가든파이브내 일부 점포의 경우 점주들이 분양가보다 훨씬 높은 금액을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SH공사의 다른 관계자는 "가든파이브에 입주하려면 구분소유자 5분의 4 이상의 동의가 필요해 기존 소유자들의 눈치를 보지 않을 수 없다"며 "무조건 입주해야 한다는 공사의 카드를 이미 다 보여준 마당에 적절한 가격협상이 이뤄질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우려했다.

SH공사는 지난달 '2012 회계연도 결산보고'를 공개하면서 "1989년 공사설립 이후 지난해 처음으로 5,354억원의 순 손실을 기록했다"고 밝힌 바 있다. 이종수 SH공사 사장은 당시 기자회견에서 SH공사 사옥 이전을 공언하며 "이번 손실을 전화위복의 계기로 삼아 서울시민이 믿고 맡길 수 있는 공기업으로 다시 태어나겠다"고 강조했다.

이동현기자 nan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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