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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멘트공장 주변 강릉 주민 3명도 진폐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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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멘트공장 주변 강릉 주민 3명도 진폐증

입력
2013.04.11 1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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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 강릉시의 시멘트 공장 주변에 사는 주민 3명이 먼지를 많이 마시는 일을 한 적이 없는데도 진폐증에 걸린 것으로 확인됐다. 앞서 충북, 영월 지역의 시멘트 공장 주변에서도 직업력이 없는 진폐증 환자가 확인됐지만 공장의 먼지와 질병 간 원인 규명이 쉽지 않아 회사로부터 배상을 받지 못하고 있다.

국립환경과학원 관계자는 11일"지난해 강릉시 옥계면과 동해시 삼화동의 40세 이상 주민 2,083명의 건강조사를 한 결과, 진폐증 환자는 14명으로 파악됐다"며 "이중 3명은 시멘트 공장이나 광산 등에서 일한 경험이 없는 환자였다"고 밝혔다. 직업력이 없는 진폐증 환자 3명은 모두 옥계면에 사는 80세 이상 주민으로 이 지역에서 40년 넘게 살았다. 진폐증은 먼지가 몸 속으로 들어와 폐가 굳어지면서 호흡기능 장애를 일으키는 질환으로 옥계면에는 연간 생산량이 각각 657만톤, 903만톤에 달하는 시멘트 공장과 광산이 있다.

조사 결과 주민 228명은 기관지나 폐의 염증으로 폐기능이 약화돼 기침ㆍ가래ㆍ호흡곤란 등을 겪는 환기기능장애를 앓고 있었다. 강릉시 옥계동의 환기기능장애 유병률(有病率ㆍ전체 인구중 환자수)은 9.3%, 동해시 삼화동은 10.6%로, 시멘트 공장이 없는 주변 지역(동해시 망상동ㆍ4.1%)에 비해 2배 이상 높았다. 과학원 관계자는 "조사 지역의 미세먼지 농도는 평균 17.7∼41.2㎍/㎥로 연평균 대기환경기준(50㎍/㎥)보다 낮았지만 상대적으로 대기 규제가 느슨했던 과거에 시멘트공장과 광산이 주민 건강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환경부, 강릉ㆍ동해시는 이 지역 환기기능장애 환자들에게 올해 2억3,000만원을 지원할 예정이다.

이에 앞서 2007년 강원 영월군 시멘트공장 주변 주민의 건강 상태가 심각하다는 시민단체의 지적에 따라 시멘트공장 주변 주민 건강영향조사가 이뤄졌고 이후 2010년 충북 제천, 2011년 강원 삼척시 등으로 확대됐다. 관련 업종에 일한 경험이 없는 진폐증 환자는 강원 영월(3명)과 충북 제천(4명)에서 확인됐지만 원인 규명이 힘들어 실제 업체로부터 배상을 받지는 못했다. 2011년 12월 중앙환경분쟁조정위원회는 충북 제천시 소재 A시멘트 공장 인근에 거주하는 주민 144명이 시멘트공장에서 발생하는 먼지로 진폐증과 만성폐쇄성 폐질환(폐조직 손상돼 기침이나 가래, 호흡곤란 등을 유발하는 질환)에 걸렸다며 배상을 요구한 사건에 대해 A사에 1억2,500만원을 배상하라고 결정했지만 업체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아 현재 소송 진행중이다.

정승임기자 chon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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