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은 11일 개성공단 가동 중단 사태와 관련, "박근혜 정권까지 우리와의 대결을 추구한다면 개성공업지구는 더 이상 존재하지 못하게 될 수 있다는 것은 두말할 것도 없다"면서 "올바른 선택'을 해야 할 당사자는 청와대 안방 주인"이라고 또 다시 엄포를 놓았다.
북한에서 개성공단을 담당하는 중앙특구개발지도총국 대변인은 이날 "청와대 안방 주인까지 나서 '멀쩡하게 잘 돌아가던 개성공단을 중단시켰다'느니, '국제 규범과 약속 위반'이니, '그릇된 행동을 중지하고 올바른 선택을 하기 바란다'느니 하고 있다"면서 이같이 주장했다.
그간 북한이 박 대통령을 언급할 때 '집권자' '청와대 주인' 식으로 간접적으로 지칭했으나 이날 처음으로 실명을 거론하며 개성공단 사태에 대한 책임을 돌렸다는 점에서 향후 정부와 박 대통령에 대한 비난 수위를 더욱 높일 것으로 보인다.
또 북한 조국평화통일위원회(조평통)도 이날 서기국 보도를 통해 "우리 타격 수단들은 발사 대기 상태에 있다"고 위협 수위를 더욱 끌어올렸다.
연일 대남 위협 강도를 높이고 있는 북한은 주요 지역에서 군사훈련을 강화하며 긴장 분위기를 이어가고 있다. 일본 교도통신은 이날 북한군이 북중 접경지역인 신의주에서 낙하산 훈련을 했다고 보도했다.
통신에 따르면 신의주에서 최소 50명의 북한 병사들이 헬기에서 순차적으로 낙하하는 모습이 압록강 건너편의 중국 쪽에서 포착됐으며 훈련은 2시간 가량 진행됐다. 북한군이 중국 측에서 조망이 가능한 장소에서 이 같은 훈련을 하는 것은 드문 일이다.
이렇듯 북한은 전쟁 가능성을 언급하면서 미사일 발사 움직임을 보이면서도 내부적으로는 평온한 분위기 속에 김일성 주석의 생일(태양절ㆍ4월15일)을 앞둔 축제 준비에 열을 올리는 모습이어서 극명한 대조를 이룬다.
외신들은 평양에 '전시상황'이 선포됐지만 비교적 평온한 상태라고 한결같이 전하고 있다. 평양 시민들은 군사 활동이 아닌 농촌 모내기 작업에 동원되고 있고 북한군 전방부대도 일제히 봄철 영농 작업에 한창이라고 전했다.
북한은 또 태양절에 실시될 대규모 군사 퍼레이드를 준비하면서 별도의 체육ㆍ문화 행사도 개최할 예정이다. 국가산업미술전시회를 개막하는 한편, 금명간 16개 나라 선수들이 참가한 가운데 국제 마라톤 대회도 개최할 예정이다. 또 김 주석의 생일을 축하하는 새 우표 4종도 선보였다.
정부 관계자는 "태양절을 맞아 북한이 대대적인 기념행사를 준비 중"이라며 "평양 인근 미림비행장에서 열병식을 위한 병력과 미사일 등의 장비도 관측됐다"고 밝혔다.
한편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제4차 당대표자회에서 노동당 제1비서에 추대된 지 이날로 1년이 됐다.
전문가들은 작년 12월 장거리 로켓 발사 이후 대외적 강경 노선을 이어가는 김정은 체제가 앞으로 권력 공고화라는 내부 정치적 수요를 채우기 위해 남북관계와 대외관계 등에서 예단하기 힘든 상황을 유도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사정원기자 sjw@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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