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은 11일 북한의 도발 위협으로 한반도 안보 위기가 고조되고 있는 것과 관련, "(북한과) 대화의 문은 항상 열려있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국회 외교통일위·국방위 소속 새누리당 의원들과의 만찬 간담회에서 "한반도 신뢰프로세스는 상황이 어렵더라도 프로세스(과정)이므로 항상 진행되는 것"이라며 "류길재 통일부장관의 성명도 북한과의 대화 일환"이라고 말했다고 복수의 참석자가 전했다.
북한의 잇단 도발 위협에 대해 '올바른 선택'을 요구해 온 박 대통령이 사실상 대화를 제의한 것은 처음이어서 북한이 어떤 반응을 보일지 주목된다.
이와 관련 청와대 관계자는 "북한 문제를 대화로 풀어야 한다는 평소의 지론을 설명한 것"이라며 "북한에 대화 제의를 한 것으로 보면 된다"고 설명했다.
박 대통령은 그러면서도 "북한이 핵을 개발하고 미사일을 쏘고 개성공단도 어렵게 만든 것은 아주 잘못된 일"이라며 "북한 도발에 대해선 철저히 응징하겠다. 도발과 제재와 보상이라는 20년간의 비정상적 악순환을 끊어야 하지 않겠나"라고 도발에 대한 강경한 메시지도 함께 내놓았다.
앞서 류 장관은 이날 '장관 성명'이란 이례적 형식을 통해 "개성공단 정상화는 대화를 통해 해결돼야 한다"며 "북측이 제기하는 사안을 논의하기 위해서라도 대화의 장으로 나오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렇듯 정부가 북한을 향해 먼저 손을 내미는 모양새를 취한 것은 남북 긴장이 최고조로 치닫고 있는 엄중한 상황 인식 때문이다. 북한이 먼저 태도를 바꿔 국면을 전환하는 것이 순리이지만 '김정은 체제' 공고화에 매몰돼 선제적 조치를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따라서 더 늦기 전에 우리가 먼저 '치킨게임'(한쪽이 양보하지 않을 경우 양측 모두 파국으로 치닫게 되는 게임)으로 치닫는 대치 구도에 제동을 걸어야 한다고 판단한 듯하다.
이날 제의를 앞두고 남북 당국이 물밑 대화를 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다만 각론은 없고 원론적인 대화 제의였다는 점에서 일각에서는 "북한이 대화에 나서기에 물밑 교감이 아직 부족한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왔다.
실제 북한의 조선중앙통신은 이날 중앙특구개발지도총국 대변인 발언을 인용, "박근혜정권까지 우리와의 대결을 추구한다면 개성공업지구는 더 이상 존재하지 못하게 될 수 있다는 것은 두말할 것도 없다"고 위협했다. 류 장관의 성명이 나온 직후 북한 조국평화통일위원회는 서기국 보도를 통해 "우리 타격 수단들은 발사 대기 상태에 있다"면서"이제 단추만 누르면 원수들의 아성이 온통 불바다가 될 판"이라고 기존 입장을 고수했다. 조평통은 이어 "전쟁은 이제 시간 문제"라고 주장했다.
김광수기자 rolling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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