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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황 그만… 이제 희망을 설계하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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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황 그만… 이제 희망을 설계하자 "

입력
2013.04.11 1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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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희는 나처럼 정체성을 찾아 방황하지마. 다름을 인정하고 지식을 쌓는 것이 자신을 강하게 만드는 첫 걸음이야."

11일 강원 홍천군 남면 명동리에 해밀학교를 개교한 가수 인순이(56ㆍ본명 김인순)는 "비가 온 뒤 맑게 갠 하늘이라는 '해밀'이라는 학교 이름처럼 다문화 가정 아이들에게 밝은 미래를 선물하고 싶다"고 대안학교를 설립한 이유를 설명했다. 피부색이 달라 어린 시절 자신이 받았던 손가락질과 편견을 더 이상 대물림 하지 않겠다는 의지가 엿보였다.

인순이는 2011년 4월 다문화가정 자녀를 위한 '인순이학교 준비위원회'를 결성했다. 지난해 9월 명동리 공동 체험시설(570.6㎡)을 임대해 학교시설로 리모델링 공사에 들어가 이날 문을 열었다. 이사장과 교장 모두 인순이가 맡는다. 그는 이곳에서 직접 아이들과 어울려 텃밭도 가꾸고 마음속 얘기를 터놓는 멘토 역할을 할 생각을 갖고 있다.

"외모와 가정환경이 다르다는 이유로 힘들어하는 아이들이 어려움을 벗어날 수 있는 원동력이 바로 교육이죠. 해밀학교는 다문화가정 아이들이 스스로 인생을 설계하도록 하는 길잡이가 될 것입니다."

한적한 시골마을에 자리잡은 이 학교는 중·고교 통합 6년 과정으로 운영된다. 이날 다문화 가정 및 재외동포 자녀 등 여학생 7명이 입학했다. 나머지 정원 20명은 수시모집을 통해 충원할 계획이다. 전교생 모두 기숙사에서 생활하며 입학금 및 등록금, 교복 비용 등을 전액 학교가 지원한다. 다만 이 학교 졸업 후 대학에 진학하기 위해서는 검정고시를 치러야 한다.

해밀학교의 교과과정은 5교시까지 일반학교와 같은 국어ㆍ영어ㆍ수학ㆍ역사 등 일반과목과 특성화 교과로 이뤄진다. 특성화 교육은 연극ㆍ영화반, 밴드 활동을 비롯해 직업 탐방 및 인턴십, 자기 연구 등으로 짜여 있다. 이중언어 과정에서는 어머니 또는 아버지 나라 말을 배운다.

해밀학교에서는 매월 마지막 주 금요일에 '작은 학교'를 운영해 벽화 그리기, 유적 답사, 문화 체험 등 지역과 함께하는 활동을 벌인다. 또 협동조합 '해미리'를 통해 스스로 생산ㆍ가공ㆍ판매 활동을 하며 실물경제의 흐름을 익히는 시간도 마련된다.

경기 부천시에서 전학 온 하모(15)양은 "어학 공부를 열심히 배워 글로벌 금융 전문가가 되고 싶다"는 바램을 나타냈다. 두 자매를 해밀학교에 입학시킨 김송애(42ㆍ여)씨는 "사춘기에 접어든 아이들이 이곳에서 정서적 안정을 찾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날 해밀학교 개교 행사에는 눈발이 날리는 궂은 날씨에도 박선규 전 대통령직 인수위 대변인을 비롯해 최문순 강원지사, 허필홍 홍천군수, 이제훈 초록우산 어린이재단 회장, 가수 패티김ㆍ정훈희ㆍ박상민ㆍ유열ㆍ김태우ㆍ알리와 취재진 등 500여명이 몰려 깊은 관심을 보였다.

박은성기자 esp7@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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