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동강 구간 칠곡보의 수위가 4대강 사업 이전보다 7m 정도 올라가면서 인근 농민들이 농지 침수피해 대책으로 수위를 낮춰달라고 요구하고 있으나 한국수자원공사 측은 상류 쪽 취수 등을 이유로 난색을 표명, 갈등이 예상된다.
한국수자원공사 낙동강 중부물관리센터 측은 10일 칠곡군 약목면사무소에서 주민설명회를 갖고 다음달까지 용역을 통해 실태조사 및 대책을 마련키로 했다. 수공에 따르면 칠곡보 수위는 현재 25.1m로 4대강 공사 이전인 18∼19m보다 7m 정도 높다.
낙동강 수위가 높아지면서 농지 침수피해를 호소하는 농민들이 크게 늘고 있다. 대구환경운동연합에 따르면 4대강 담수로 강 수위가 농지보다 높아지면서 수압 등으로 강물이 제방 아래로 흘러들어가 농지의 지하 수위를 상승, 침수피해를 양산하고 있다.
그린수박 주산지인 고령군 우곡리와 다산면, 칠곡군 약목면 무림리와 덕산리 농민들이 집중적인 피해를 입고 있다. 농민들은 "예전에는 땅을 파면 7, 8m 아래서 지하수가 나왔으나 이제는 1, 2m만 파도 물이 그득하다"며 "파종한 작물이 뿌리를 내리지 못하고 썩어버려 손해가 크다"고 말했다.
한편 고령 개진논공공단과 딸기밭 수백 ㏊, 주택 일대는 지난해 여름 태풍 산바가 닥쳤을 때 합천창녕보에 막힌 강물이 빠지지 않아 지천으로 역류, 제방 3곳이 터지면서 홍수 피해를 입었다.
칠곡군 약목면 일대도 낙동강이 칠곡보에 막히면서 소하천 강물이 빨리 배수되지 않아 농경지 대부분이 역류에 따른 침수 피해를 입기도 했다.
이에 따라 대구환경운동연합은 수공 측에 "칠곡보 수위를 3m만 낮추자"고 제안하고 있다. 대구환경운동연합 관계자는 "칠곡보 관리수위(25.5m)를 그렇게 높게 유지할 이유가 없다"며 "최소한 농지 침수피해만 없앨 수 있도록 수위를 2, 3m만 낮추도록 해달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수공 측은 칠곡보 상류에 생활, 공업용수와 농업용수 등을 뽑아올리는 취수장과 양수장이 있어 낙동강 수위를 낮추는 것은 곤란하다는 입장이다.
한국수자원공사 낙동강 중부물관리센터 칠곡보 김병수 소장은 "그동안 겨울철 상류쪽에서 취수하는데 많은 어려움을 겪어왔기 때문에 낙동강 수위를 내리는 일은 쉽지 않을 것 같다"며 "대신 농민들의 피해를 줄일 수 있는 다른 방안을 찾아내겠다"고 말했다.
전준호기자 jhju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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