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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창 렌즈공장 가스 누출, 옆 공장 애꿎은 피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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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창 렌즈공장 가스 누출, 옆 공장 애꿎은 피해

입력
2013.04.10 18: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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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 새벽 3시 30분쯤 충북 청원군 오창과학산업단지내 안경렌즈 제조업체인 D사 공장에서 황 성분이 함유된 것으로 추정되는 가스가 밖으로 배출되면서 인근 공장 직원 수백 명이 대피하고 80여명이 병원 진단을 받는 소동이 벌어졌다.

충북도소방본부 등에 따르면 이날 사고는 플라스틱 겔 상태의 안경을 고체로 만드는 기계시설인'중합로'의 냉각장치가 고장나면서 과열돼 렌즈 수백 개가 타는 바람에 일어났다. 평소보다 많은 양의 배기가스가 정화되지 않은 채 배출구로 뿜어져 나왔고, 상당량이 이 배출구와 가까운 인근 반도체 부품업체 N사 공장의 공기순환 장치로 흘러 들었다.

가스가 유입되면서 야근 중이던 N사 직원 250여명이 메스꺼움을 호소하며 공장 밖으로 대피했으며, 80여명은 병원을 찾아 진단을 받는 소동이 벌어졌다. 이 가운데 6명은 응급실에서 산소호흡기를 착용한 채 치료를 받았으나 모두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밝혀졌다.

환경당국은 렌즈의 주 원료에 소량의 황 성분이 함유돼있는 점을 미뤄볼 때 배출된 가스에 이산화황과 일산화탄소 등 의 유해물질이 포함됐을 것으로 보고 있다. 가스는 이미 모두 기화된 상태여서 성분을 조사하기는 불가능하고, 배출량은 현재 조사 중에 있다. D사는 화학물질 취급량이 적어 충북도의 유해화학물질 취급업체 명부에 등록돼있지 않다. D사측은 "기계고장으로 아크릴 재질인 렌즈가 타면서 가스가 발생했다"며 "가스에는 황 성분이 있지만 극미량이어서 인체에는 해롭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인근 N사 공장직원 수백 명이 대피하는 등 큰 소동이 벌어졌지만 신고는 사고발생 3시간 30여분이 지난 오전 7시 3분쯤 소방당국에 접수됐다. 충북도는 "N사가 신고를 했다"며 "D사는 직원들이 작업을 중단하고 밖으로 나와 피해를 입지 않았고 N사측의 피해사실을 모르고 있어 신고를 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N사 관계자는 "이전에도 매캐한 냄새가 나 D사에 여러 차례 민원을 제기했고 2009년에는 2,000여 만원의 손해배상금을 받기도 했다"며 "이번에도 손해배상을 청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올 들어 청주 지역에서는 크고 작은 가스 누출 사고가 끊이지 않아 주민들이 불안해 하고 있다.

지난 1월 15일 청주산업단지내 휴대전화 부품 제조업체에서 불산이 누출되는 사고가 터졌는가 하면 지난달 5일에는 청주의 한 호텔에서 수영장을 청소하던 직원 2명이 유독가스에 중독돼 병원으로 옮겨졌다.

또 지난달 22일에는 청주산업단지내 SK하이닉스 반도체 청주공장에서 염소 가스가 누출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당시 하이닉스측은 직원들이 대피하는 소동이 벌어졌는데도 큰 피해가 없었다는 이유로 소방당국에 신고조차 하지 않아 눈총을 샀다.

잇따른 가스 누출 사고와 관련해 청주충북환경운동연합은 10일 성명을 내고 "환경부와 충북도가 유해물질관리를 철저히 하겠다고 밝혔지만 유사 사고가 근절되지 않고 있다"면서 "민ㆍ관ㆍ산ㆍ학이 참여하는 사회적 감시체계를 즉각 만들고 유해화학물질 취급업체들을 철저히 점검해 나가야 한다"고 촉구했다.

청주=한덕동기자 ddha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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