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언킹' 이동국(34ㆍ전북 현대)이 최근 '주연보다 빛나는 조연'이 되고 있다.
통산 19골로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최다 득점 기록을 경신한 이동국은 9일 우라와 레즈(일본)와의 경기에서는 골보다도 값진 도움으로 팀을 살렸다. 이동국은 종료 직전 페널티 지역 내에서 문전으로 쇄도하던 서상민에게 결정적인 패스를 건네 2-2 동점골을 도왔다. 패스가 아주 완벽했기 때문에 서상민은 '다 차려진 밥상에 숟가락만 올리면 되는 셈'이었다.
이동국의 도우미 역할은 지난달 26일 2014년 브라질 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 예선 5차전 카타르전(2-1 승)에서도 빛났다. 당시에도 후반 인저리 타임이었다. 페널티지역 오른쪽에서 어렵게 때린 이동국의 슈팅이 골대를 맞고 나오자 손흥민(함부르크)이 골문에서 가볍게 차 넣었다. 유럽 축구였다면 이동국의 어시스트로 기록됐을 장면. 결승골의 주인공이었던 손흥민도 "(이)동국 형이 차린 밥상에 숟가락만 올렸다"라는 소감을 밝혔을 정도다.
이동국은 주연뿐 아니라 조연 역할도 충실히 하고 있다. 그는 한국을 대표하는 스트라이커라 상대의 집중 견제를 받을 수밖에 없다. 그럼에도 이동국은 상대의 밀집 수비를 뚫는 '저격수'가 되고 있다. 그는 "전북과 상대하는 팀들이 중앙 수비를 두텁게 세우는 경우가 많다. 밀집 수비를 파고들면서 동료 선수에게 기회를 만들어주는 게 중요하다"며 "우라와전을 통해 전방에서 헌신적으로 싸워줘야 한다는 것을 다시 한번 느꼈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팀 승리를 위한 헌신적인 플레이가 스트라이커 이동국의 또 다른 생존 방식으로 자리잡고 있다. 이동국이 상대의 밀집 수비를 적극적인 몸싸움과 움직임으로 파고 들어 다른 선수에게 공간을 열어주는 공격 패턴은 앞으로도 전술의 핵심 열쇠가 될 전망이다.
30대가 되면서 이동국의 플레이는 몰라보게 달라지고 있다. 이제는 동료들을 활용하는 플레이도 능숙하다. 전북 유니폼을 입은 뒤에는 경기를 보는 시야가 한층 넓어졌다. 이로 인해 이동국은 2011년에 15개의 어시스트를 기록, K리그 도움왕을 차지하기도 했다. 그는 K리그 통산 143골 54도움을 기록중이다.
전주=김두용기자 enjoysp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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