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공군이 연방정부의 예산자동삭감(시퀘스터) 때문에 운용 중인 전투기의 3분의 1을 지상에 착륙시켜 세워두기로 했다.
미 공군 전투사령부(ACC)는 9일 “국방비 삭감으로 미국 유럽 태평양 기지의 전투기 전폭기 가상적기 공중경보기 등을 돌아가며 운용 중단할 것”이라며 “이번 조치는 올해 회계연도가 끝나는 9월 말까지 지속된다”고 밝혔다고 CNN방송 등이 전했다. 지난달 시퀘스터가 시행되면서 미국은 2013년 회계연도 내에 850억달러(96조3,900억원)의 예산을 줄여야 하는데, 이중 절반인 427억달러(약 48조 4,200억원)가 국방 예산에서 삭감된다.
이에 따라 미 공군은 10월1일까지 예정된 비행훈련 시간 중 약 4만5,000시간을 줄이고 평균 60~90일에 한 번이었던 지상근무 조종사들의 전투태세 유지 비행 주기도 90~120일에 한 번으로 조정하기로 했다. 잠정적으로 이·착륙이 중단되는 수십 곳의 기지에서는 비행 시뮬레이션과 이론 교육 등 지상훈련이 강화된다.
마이크 호스티지 ACC 사령관은 “현재 상황은 새로운 우발 사태에 즉각 대응하지 못할 수 있다는 위험을 감수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한정된 자원을 아프가니스탄 등 중요 임무 지원 기지에 집중시킬 것”이라고 밝혔다.
미 해군은 이날 특수비행팀 블루엔젤스의 올해 남은 30여개 에어쇼 일정을 모두 취소해 2,800만달러( 317억원)를 아낄 것이라고 밝혔다. 블루엔젤스의 에어쇼 순회가 중단된 것은 한국전쟁 이후 처음이다. 미 해군은 “국방부가 에어쇼 같은 활동은 연방정부가 아닌 지역 예산으로 하라는 방침을 밝혔다”고 설명했다. 앞서 미 공군도 1일 특수비행단 선더버드의 올해 에어쇼 일정을 모두 취소했다.
하지만 미군은 예산 절감 노력과는 별개로 북한 위협에 대한 대응으로 알레스카주 남부 알류샨 열도에 배치된 미사일 탐지 레이더는 종전처럼 운용하기로 했다고 로이터통신이 전했다. 미 공군 우주군사령부(AFSC)는 “레이더 출력을 전력의 4분의 1로 줄여 500만달러(약 57억원)를 아끼려던 계획을 변경했다”고 밝혔다. 이 레이더는 전력을 유지하면 우주에서 물체의 이동을 추적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박우진기자 panorama@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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