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비용항공사(LCC)끼리 처음으로 손을 맞잡고 활로 모색에 나섰다. LCC 중에서도 약체로 분류되는 항공사들이 구원을 털어내고 공동운항협정을 체결, 새로운 수익모델 개척에 도전한 것이다.
티웨이항공과 이스타항공은 김포~대만 타이베이(쑹산) 노선을 공동운항(코드셰어) 한다고 10일 밝혔다. 코드셰어는 2개의 항공사가 1대의 항공기를 함께 이용하는 것으로, 국내 LCC 간 코드셰어는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해 5월 취항을 시작한 김포~쑹산 노선은 현재 티웨이항공이 주 4회(월ㆍ수ㆍ금ㆍ일), 이스타항공이 주 3회(화ㆍ목ㆍ토) 각각 운항 중이다. 이번 코드셰어에 따라 양사는 이달 29일부터 이 노선 모든 항공편에서 일정 좌석을 공유하게 됐다. 결과적으로 두 항공사 모두 주 7회씩 매일 운항을 하게 된 셈이다.
양사는 "김포~쑹산 노선은 시내 접근성이 뛰어나 여행객들의 만족도가 높다"며 "LCC 특유의 가격경쟁력에 더해 1주일 내내 빠짐없이 운항함으로써 여행객들에게 다양한 스케줄을 제공한다는 장점도 누리게 됐다"고 밝혔다.
업계에선 티웨이항공과 이스타항공의 코드셰어를 두고 "매출 증진을 위한 LCC의 새로운 전략"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지금까지 코드셰어는 국내 항공사와 외국 항공사, 또는 대형 항공사와 계열 LCC들 간에 맺는 형태로만 이뤄졌다. 업계 관계자는 "코드셰어는 항공노선 공유를 통해 각자의 좌석 점유율을 조금이라도 끌어올리려는'윈윈' 마케팅 전략"이라며 "매출 상승으로 이어질지 주시해 볼 만하다"고 말했다.
사실 두 항공사는 한때 불편한 관계였다. 지난해 2월 티웨이항공이 매물로 나왔을 당시, 이스타항공이 인수전에 뛰어들자 티웨이 측은 "진정성과 여력도 없으면서 경쟁사를 흔들지 말라"고 강도 높게 비판한 바 있다. 티웨이항공은 올해 1월 예림당에 인수됐으나, 실적부진으로 자본잠식이 발생했고 부채도 300억원 이상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스타항공도 수년째 재정적자 상태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업계관계자는 "국내 6개 LCC 가운데 상대적인 '약체'로 분류되는 양사가 영업실적 개선이라는 공동의 목표 아래 협력체제를 갖췄다"며 "양사가 앞으로 새로운 턴어라운드(전환점)를 만들어 내느냐가 관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정우기자 wookim@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