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미사일 발사가 초읽기에 들어간 것으로 파악되면서 한미 군 당국은 대북정보 감시태세인 '워치콘'을 한 단계 격상하는 등 대응 수위를 높였다. 미사일이 발사되면 즉각 탐지할 수 있도록 해상과 지상, 공중에서 레이더와 조기경보 시스템도 가동하고 있다.
군 소식통은 10일 "한미연합군사령부가 북한의 미사일 도발에 대비해 9일 오후 워치콘을 3단계에서 2단계로 한 단계 높였다"고 밝혔다. '국익에 현저한 위험이 초래될 징후가 보일 때' 발동되는 워치콘 2단계에서는 첩보위성과 유ㆍ무인 정찰기 등 모든 정보 수집 수단이 총동원되고 정보 분석 요원도 평소보다 2~3배 확대된다. 합동참모본부 관계자는 "현재 대북 정찰ㆍ감시 자산을 평소보다 증강 운영 중"이라며 "자산 기종과 운용 횟수를 크게 늘려 동해 지역의 북한 미사일 발사 준비 동향을 정밀 감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우리 군 당국은 또 소장급(합참 작전부장)이 팀장을 맡는 '북한 미사일 발사 대비 태스크포스(TF)'를 운영하는 등 위기 대응 조직도 가동하고 있다.
우리 군은 7,600톤급 이지스 구축함 3척 모두 동ㆍ서해상에 비상 대기시킨 상태다. 동해상에는 서애류성룡함과 세종대왕함, 서해상에는 율곡이이함이 각각 배치돼 있다. 북한이 동해안으로 이송한 중거리 미사일(사거리 3,000~4,000㎞) '무수단'을 동해 방향으로 쏠 공산이 크지만 남쪽으로 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지스함에는 탐지 거리가 1,000㎞인 SPY-1 레이더가 탑재돼 있다.
아울러 육상의 그린파인 레이더(탐지 거리 500㎞)와 공중조기경보통제기(피스아이ㆍ탐지 거리 400㎞) 등도 가동되고 있다.
북한의 미사일 발사 시 탐지 순서는 해군 이지스함, 피스아이, 그린파인 레이더 순이 될 전망이다. 지난해 12월 12일 북한이 평북 철산군 동창리 기지에서 장거리 로켓인 '은하 3호'를 발사했을 때 이지스함이 94초 만에 탐지했고 피스아이(97초), 그린파인 레이더(120초)가 뒤를 이었다.
정부 관계자는 "사거리가 4,000㎞에 이르는 무수단 미사일이 우리 영공을 지나갈 경우 고도가 100㎞ 이상이기 때문에 기껏해야 30㎞ 정도 날아가는 우리 군의 패트리엇(PAC-2) 미사일로는 요격할 도리가 없지만, 만약 우리 국민의 피해가 있으면 그 만큼 응징한다는 게 우리 군의 기본 방침"이라고 말했다.
권경성기자 ficcione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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