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반구대암각화 보존 ‘댐 수위 조절’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반구대암각화 보존 ‘댐 수위 조절’

입력
2013.04.10 06:40
0 0

국보 제285호 반구대 암각화 보존방안과 관련 울산시가 최근 수리모형실험을 통해 도출한 ‘생태제방안’ 관철을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댐 수위 조절안’을 고수해온 문화재청이 “맑은 물 확보 대안을 모색하겠다”며 실제적 문제해결 의지를 밝히면서 결론의 방향이 후자 쪽에 힘이 실리는 양상이다.

문화재청에 따르면 신임 변영섭 문화재청장이 꾸린 ‘반구대 암각화 전담TF팀’(팀장 강경환 문화재보존국장)이 11일 울주군 반구대 암각화 현장을 찾는다. 이날 오후 실시되는 현장답사에는 1971년 이 암각화를 처음 발견한 문명대(72) 동국대 명예교수와 문화재담당 기자들이 대거 참가할 예정이다.

변 청장은 취임 후 첫 기자간담회에서 “암각화도 살리고, 주변 역사문화 경관도 훼손하지 않는 쪽으로 추진하겠다”며 그간 문화재청과 학계가 주장해온 ‘댐 수위 조절안’의 관철 필요성을 재확인했고, 이날 동행하는 문 교수도 대표적인 ‘댐 수위 조절안’ 지지자여서 암각화 보존방향에 대한 정부의 의지를 읽을 수 있다.

앞서 박맹우 울산시장은 지난 4일 서울에서 지역 국회의원들과 당정협의회를 갖고 ‘생태제방안’ 관철을 위해 대정부 설득작업에 적극 나서줄 것을 요청했지만 박근혜 대통령이 시 추진방안의 대표적 반대론자를 신임 문화재청장에 앉힌 배경 등에 비춰 실현이 어렵다고 보고 ‘생태제방안’을 모색하게 된 원인인 식수문제 해결을 통해 암각화를 보존하는 쪽으로 사실상 의견이 좁혀진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당정협의회에서 박 시장은 “문화재청은 사연댐 수위만 조절하면 암각화 보전이 완벽한 것으로 주장했으나 수리모형 실험결과 오히려 유속이 빨라져 훼손될 우려가 더 큰 것으로 나타났다”며 “수위조절을 계속 주장하는 것은 암각화를 사실상 포기하는 것과 같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문화재청은 이례적으로 하루 뒤인 5일 박 시장의 전날 당정협의회 발언을 기사화한 일부 언론보도에 대해 즉각 해명자료를 내고 강하게 반박했다.

문화재청은 “‘생태제방안’은 울산시가 자체 수행한 ‘반구대 암각화 보존 수리모형실험 연구용역’ 결과이며, 아직 공식적으로 검토를 요청한 바 없다”고 의미를 깎아 내렸다.

또한 “울산시가 필요로 하는 맑은 물을 확보할 수 있도록 관계부처와 대안을 모색하고 있다”면서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를 위해서는 해당 문화유산의 완전, 진정성을 확보해야 하기 때문에 반구대 암각화가 포함된 ‘대곡천 암각화군’의 역사문화환경 보존이 중요하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현 상태의 경관보존 방침을 거듭 확인했다.

박 대통령도 지난 대선에서 반구대 암각화의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를 공약한 데 이어 신임 문화재청장 선임에서 ‘댐 수위 조절안’ 편 손을 들어줌으로써 두 안의 힘겨루기는 더 이상 의미가 없어 보인다.

이에 따라 이제 초점은 어떻게 맑은 물을 확보하느냐로 옮겨질 전망이다. 홍수 때마다 물이 넘쳐 암각화가 훼손되는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사연댐 수위를 현재보다 8m 낮추자는 게 ‘댐 수위 조절안’인데 이 경우 울산은 당장 3만톤 정도의 식수가 부족해 장래 2020년까지 추가로 필요한 9만톤을 더해 총 12만톤을 확보해 달라는 게 시의 주장이다.

이와 관련 2009년 말 국토해양부가 경북지역에서 7만톤 가량의 여유 물을 울산으로 끌어오는 방안을 검토했으나 해당지역 주민들의 반발로 성사되지 못했다.

한편 박 대통령은 최근 수석비서관회의에서 “방법을 연구해달라”고 주문했으며, 국무총리실은 조만간 이 문제 해결을 위한 관계기관회의를 열 예정인 것으로 알려져 귀추가 주목된다.

목상균기자 sgmok@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