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에 서버를 두고 스포츠 토토 식 불법 도박사이트를 운영해 200억원 가량을 챙긴 5개 조직과 도박꾼 등 1,865명이 경찰에 적발됐다. 이는 불법 스포츠 토토 적발로는 최대 규모로 베팅 금액만 최대 3조원대에 이를 것으로 경찰은 추산했다.
경기지방경찰청 제2청 광역수사대는 9일 인터넷 불법 스포츠 토토 등을 운영해 200억원 가량 부당이득을 취한 혐의(도박개장 등)로 사이트 운영자 이모(52)씨 등 3명을 구속했다고 밝혔다. 또 사이트 관리자 유모(29)씨 등 13명을 같은 혐의로 불구속 입건하고 달아난 이씨의 남편 등 10명을 지명수배했다. 경찰은 스포츠 도박사이트 회원에 가입해 베팅한 5만여명 가운데 1,000만원 이상 도박한 김모(35)씨 등 1,839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에 따르면 구속된 이씨 등은 2011년 1~6월 필리핀, 중국 등 해외에 사이트 관리 팀과 서버를 두고 불법 스포츠 토토와 e스포츠 토토 등 200여개 도박사이트를 운영하면서 도박 이익금 등 총 199억원을 챙긴 혐의다. 경찰관계자는 "이 사이트들의 회원 5만여명이 혐의 입증이 가능한 6개월 동안 베팅한 금액이 5,000억원"이라며 "도박이 이뤄진 2년간으로 보면 판돈이 3조원 가량으로 추산된다"고 말했다.
조사결과 이씨 등은 해외에 거주하면서 인터넷 스포츠 중계방송에 배너광고 등을 내 회원을 모집했으며 '대포통장' 954개를 만들어 도박자금 거래에 사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도박꾼 가운데는 전직 프로축구 선수와 전 태권도 국가대표 선수, 한의사 등도 포함돼 있으며 학원강사인 서모(33)씨는 2,119차례에 걸쳐 7억8,000만원 상당을 배팅했다. 일부 대학생은 대출받은 학자금까지 도박으로 탕진했다. 특히 구모(41)씨 등 4명은 불법 스포츠 토토에 빠져 수천 만원을 잃고 신용불량자가 돼 생활고에 시달리다가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경찰관계자는 "적발된 5만여명에는 대학생, 군인, 회사원, 가정주부 등 거의 전 직업, 계층이 망라돼 있다"고 말했다.
경찰은 2011년 6월 대포통장 관련 수사 중 이씨 등 5개 조직의 계좌를 확인, 2년 가까이 수사를 벌여왔다. 이씨 등 운영자들은 부부 또는 자매로 국내에서 불법 도박사이트를 운영하다가 단속을 피해 필리핀 등지로 거주지를 옮겨 사이트를 개설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들은 유명 구직 사이트에 "필리핀에서 취업도 하고 어학연수도. 편도 항공권 제공" 등의 구직 광고를 낸 후 이를 보고 필리핀까지 찾아온 구직자들을 사이트 관리자로 활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한편 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는 지난해 불법 스포츠토토 규모가 7조6,000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분석했다. 전체 불법 도박 규모 75조1,000억원의 10.1%에 달한다.
의정부=김기중기자 k2j@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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