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서 신종 H7N9형 조류 인플루엔자(AI)가 늘어나는 와중에 베트남에서도 AI 사망자가 확인됐다. 아시아 각국에 AI 확산 비상이 걸렸다.
베트남 보건당국은 9일 남부 동타프주에서 H5N1형 AI 바이러스에 감염된 4세 남자 아이가 고열과 기침 증세를 보이다 4일 숨졌다고 확인했다. 베트남에서 AI 사망자가 나온 것은 지난해 1월 이후 처음이다. 작년 한 해 베트남에서는 총 4명이 H5N1형 바이러스에 감염돼 2명이 사망했다. H5N1형 AI 바이러스는 최근 중국에서 확산되고 있는 H7N9형 AI 바이러스와는 다른 것이다. 2003년 이래 베트남에서 집계된 H5N1형 AI 감염자 124명 중 사망자가 62명에 달할 정도로 치사율이 높다.
캄보디아에서도 올 들어 모두 10명이 H5N1형 AI 바이러스에 감염돼 지금까지 총 8명이 숨진 것으로 집계됐다. 방글라데시에서도 8일 H5N1형 AI 바이러스에 감염된 2세 남자 아이가 사망했다.
중국에선 전날 상하이(上海)시의 64세 남성이 H7N9형 AI에 감염돼 숨진 것으로 확인되면서 감염자 24명, 사망자는 7명으로 늘어났다.
신종 H7N9형 AI의 확산 주범으로 철새가 지목되는 것도 아시아 각국이 경계를 누그러뜨릴 수 없는 대목이다. 중국 농업부의 위캉전(于康震) 수석 수의사는 7일 "신종 H7N9형 AI 바이러스가 철새를 통해 외부에서 중국으로 들어왔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일각에선 야생 조류가 한국을 거쳐 이동하는 과정에서 중국 창장(長江) 삼각주 지역의 오리떼와 유전자 결합을 일으켜 신종 H7N9형 AI 바이러스가 만들어졌다는 주장도 나온다.
베이징=박일근특파원 ik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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