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시내 장대교량(연장 100㎙ 이상)에 설치된 지진격리장치(내진장치)가 성능시험을 거치지 않은 제품인 것으로 드러났다. 더욱이 이 제품은 복원력이 없어 여진에는 속수무책이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9일 LH(한국토지주택공사)에 따르면 SK건설이 시공한 세종~대전 유성간 학나래교(SK건설·사진)를 비롯해 미호천1교(두산건설), 금강3교(롯데건설), 금강4교(SK건설)의 지진격리장치가 스틸댐퍼(steel damper) 방식으로 설치 또는 설계됐다. LH 관계자는"국토해양부의 도로교설계기준이 강화되기 이전에 설계 또는 설치된 제품이라서 성능시험을 거치지 않아도 문제될 게 없다"고 밝혔다.
하지만 학계와 정부출연연구기관 등은"스틸댐퍼 방식은 1994년 일본 고베 대지진 이후 거의 사용하지 않는 방식"이라며 "스틸댐퍼가 설치비용은 저렴하지만 복원력이 없기 때문에 여진에 속수무책"이라고 지적했다. 스틸댐퍼 방식의 지진격리장치는 핵심 부품이 복원력이 없는 철재라서 교량이 본진 후 여진에는 견디기 어렵다는 설명이다. 또한 장대교량의 경우 국토교통부 도로교설계기준이 강화되기 이전이라도 공인기관에서 성능시험을 받은 후 설계에 반영하는게 마땅하다는 지적도 무성하다.
한국건설기술연구원 김영진 박사는"지진격리장치에 스틸댐퍼 방식을 사용하는 것은 오용"이라며 "우리나라도 지진 안전지대가 아니고, 교량은 한 번 무너지면 복구비가 천문학적으로 드는 만큼 지진 대비 설계와 제품 선택에 철저한 검증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세종 장대 교량에 설치된 스틸댐퍼 방식은 A사가 이탈리아에서 수입해 각 현장의 시공업체와 수의계약으로 납품한 것으로 알려졌다.
윤형권기자 yhk2@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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