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소설가 무라카미 하루키(村上春樹)의 신작 소설이 12일 발매를 앞두고 선주문이 쇄도하고 있다. 작가 지명도와 철저한 비밀 마케팅 전략이 성공하자 출판사는 발간 첫날 50만부를 발행키로 했다.
9일 요미우리(讀賣)신문에 따르면 하루키가 이후 3년 만에 내놓는 신작 소설 를 출판하는 문예춘추는 발매도 하기 전에 이미 3차례 증쇄했다. 당초 30만부로 예정했던 발행 부수도 50만부로 늘렸다. 제목 이외에 책에 대한 아무런 내용이 알려지지 않은 상태에서 이런 규모의 부수 발행을 결정한 것은 일본 출판업계에서도 이례적이다.
무라카미 소설의 과열열기는 전작 가 크게 히트한 것이 배경이다. 후속작에 대한 기대감 때문이다. 여기에 출판사의 절묘한 마케팅 전략도 주효했다는 분석이다. 문예춘추는 2월15일자 홍보용 책자를 통해 “내일 16일 신문광고를 통해 본사의 상반기 최대 화제작을 발표합니다”라는 문구를 실었고, 16일자 조간 신문에 무라카미의 신작 소설이 4월 발매된다는 광고를 게재했다.
3월부터는 아마존 등 인터넷 홈페이지에 배너광고를 냈다. 야후, 구글 검색사이트에서 ‘무라카미 하루키’를 검색하면 신간소개를 알리는 홍보광고와 연결되도록 했다. 신간 소설은 3월15일 아마존을 통해 예약판매를 시작했는데, 보다 하루 빠른 11일만에 1만권을 돌파했다.
신작 소설에 대한 내용은 책 제목에 있는 ‘순례’라는 단어를 볼 때 도호쿠(東北) 대지진과 관련됐을 것이라는 추정이 인터넷을 통해 나돌고 있을 뿐 구체적인 스토리는 전혀 공개되지 않고 있다. 출판사 내부에서도 극소수만이 책 내용을 알고 있을 정도다.
무라카미는 최근 소설 출판을 앞두고 “단편소설을 쓰려고 했는데, 쓰는 사이에 자연스럽게 장편이 돼버렸다. 나로서는 이런 경우가 별로 없는데, 그러고 보니 이후 처음인 듯 하다”는 메시지를 남겼다. 요미우리 신문은 “수수께끼 같은 저자의 메시지도 상상력을 불러일으킨다”고 전했다.
도쿄=한창만특파원 cmha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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