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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 총수·CEO 연봉 공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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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 총수·CEO 연봉 공개한다

입력
2013.04.09 1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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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벌 총수와 최고경영자(CEO)의 개별 연봉이 이르면 내년부터 공개된다. 재계는 반기업 정서 등 위화감 확산을 우려하며 잔뜩 긴장하는 모습이다.

국회 정무위원회는 9일 법안심사소위를 열고 이런 내용을 담은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여야는 억대 연봉을 받는 상장사 등기임원과 감사의 보수를 개별적으로 공개하되, 구체적인 방법은 시행령에 담기로 했다. 정무위 관계자는 "'5억원 이내 범위'에서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금액으로 등기임원과 감사의 보수총액 및 산정기준을 공개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만일 연봉 5억원 이상을 공개 대상으로 정하면 200여 대기업 600여명의 임원이 해당된다.

개정안은 여야 간 이견이 없는 만큼 이달 임시국회 법사위와 본회의를 통과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렇게 되면 당장 내년 사업보고서 작성 때부터 적용돼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 최태원 SK 회장, 구본무 LG 회장 등 재벌 총수와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 등 재벌 2ㆍ3세의 연봉이 공개된다. 다만, 삼성전자 미등기임원인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과 이재용 부회장, 최근 등기이사직에서 사퇴한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 등은 공개 대상에서 제외된다.

기업의 영업비밀이라며 연봉 공개에 강력 반대했던 재계는 당혹스러운 표정이 역력하다. 전국경제인연합회 등 재계 단체들은 그간 ▦직장 내 위화감 조성 ▦노조의 임금인상과 경영성과 배분 요구에 따른 노사갈등 심화 ▦임원 개인의 사생활 비밀 침해 ▦비상장법인 임원과의 형평성 문제 등을 이유로 개인보수 공개를 반대해왔다. 사회적 여론 탓에 임원 보수가 하향 평준화함으로써 유능한 인재 영입이 어려워 질 것이라는 논리도 내세웠다.

하지만 정치권과 시민단체들은 기업 경영의 투명성을 높이고 합리적인 보상체계를 마련하기 위해선 임원 보수 공개가 필수적이라는 입장이다. 총수 등 대주주의 임원 보수에 대한 개입을 막아 이사회의 독립성을 확보하는데도 도움이 된다는 지적이다. 일본은 1억엔 이상 받는 임원에게 개별보수 공개를 의무화하고 있고, 싱가포르 인도 중국 등 상당수 아시아 국가들도 임원 보수 공개에 동참하고 있다.

기업분석기관인 한국CXO연구소에 따르면 국내 1,000대 기업 등기임원의 2011년 평균 보수는 3억7,670만원이다. 기업별로는 삼성전자 등기임원의 평균 보수가 109억원으로 가장 많았고, 이어 SK이노베이션(46억4,000만원), 삼성SDI(35억3,000만원), SK텔레콤(34억7,000만원), SK(33억1,000만원), SK C&C(32억8,000만원), CJ제일제당(28억9,000만원)의 순이었다.

이대혁기자 selected@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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