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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리스크' 과거와는 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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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리스크' 과거와는 다르다

입력
2013.04.09 1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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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성공단 조업이 9년 만에 전면 중단되면서 국내 금융시장도 크게 흔들리는 모습이다. 북한의 강경 태도에 외국인 자금이 빠지면서 주가는 연일 급락하고 환율이 요동치고 있다. 그간 "북한발 리스크는 제한적"이라며 초연했던 것과는 다른 양상이다. 개성공단은 연평도 포격사건 때도 가동됐던 남북협력의 마지막 교두보 역할을 했던 곳이어서, 이번 사태는 남북한 긴장이 최고도에 달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북한이 개성공단 근로자들의 출근을 차단한 9일 코스피지수는 2.05포인트(0.11%) 오른 1,920.74에 마감했다. 6거래일 연속 하락하다 소폭 반등한 것으로, 지지부진한 장세는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코스피는 이달 들어 75.27포인트(3.7%)나 빠졌다. 3일부터 매도 우위를 보였던 외국인은 이날도 911억원어치를 순매도하며 불안한 심리를 드러냈다.

원화가치도 가파르게 떨어지고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 들어 원화가치는 6.10%(8일 기준) 하락해 주요 통화 중 엔화(-12.87%) 다음으로 하락폭이 컸다. 한국의 국채 신용부도스와프(CDS) 프리미엄도 지난달 1일 67.82bp(1bp=0.01%포인트)에서 이달 8일 87.90bp까지 치솟았다. 외환시장 관계자는 "엔저가 지속되는 가운데 북한 리스크가 부각되면서 CDS 프리미엄이 급등하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전문가들은 최근의 북한 리스크에 대해 "과거와는 차원이 다르다"고 지적한다. 정치군사적 위협뿐만 아니라 개성공단 폐쇄 등 경제적 위협까지 가하고 있는데다, 새 정부 출범 이후 대화 채널까지 끊겨 그 어느 때보다 위기감이 높다는 것이다. 또 북한이 김일성 주석 생일(15일) 등 대외 과시용 행사를 앞두고 내부 결속력을 다지기 위해 도발을 감행할 수 있다는 조심스런 분석도 제기된다. 김익상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현재 한반도 안보정세는 1994년 1차 북핵 위기 이후 가장 고조된 상황"이라며 "남북 간 긴장관계가 더 지속된다면 한국의 국가신용등급 하락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고 진단했다.

그러나 북한 리스크는 제한적일 것이라는 관측도 여전하다. 골드만삭스는 이날 발표한 보고서에서 "개성공단 운영의 잠정 중단이 실제 한국 경기에 미치는 여파는 거의 없어 보인다"며 "(북한이 10일 전후 미사일 발사를 하지 않는다면) 다음주부터 금융시장은 다시 기업실적, 정부 경제정책, 주요국 경기회복 등 펀더멘털에 초점을 맞출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관규기자 ac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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