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밀라노의 세계적인 가구ㆍ디자인 전시행사 기간에 맞춰 문화체육관광부가 마련한 한국공예전시회가 9일 밀라노 트리엔날레 디자인 전시관에서 개막했다. 해마다 30만명 이상이 방문하는 세계 최대 규모의 '밀라노국제가구박람회'와 '밀라노디자인위크' 기간에 이 같은 한국관을 운영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문체부 조현재 차관은 이날 개막식에서 "전시의 규모는 작지만 그 의미는 국립중앙박물관의 대규모 유럽 전시에 비견할 만하다"며 "세계 디자인계에 한국공예, 한국문화의 새로운 바람을 불러일으키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공예의 법고창신(Constancy&Change in Korean Traditional Craft 2013)'을 주제로 우리 전통문화를 세계에 알리기 위한 이번 전시는 그 동안 한류가 대중문화 일색이었다는 점을 생각하면 더욱 의미가 깊다. 문체부가 이처럼 전통문화 해외 소개에 의욕을 내는 것은 드라마, K팝 등을 중심으로 한류 열풍이 확산되고는 있지만 대중문화의 중심의 한류가 얼마나 오래 갈 것인지 하는 불안감도 작용하고 있다.
이번 전시회에서는 도자, 금속, 목가구 등 한국 전통 공예 7개 분야에서 16인의 공예장인(작가) 작품 50여 점을 선보이고 있다. 도자공예 분야에서는 김익영 작가의 돈(백자의자), 권대섭 장인의 달항아리가, 목공예 분야에서는 목공예의 가장 기본 뼈대가 되는, 이른바 '백골' 작업을 하는 장경춘 장인과 전통기법으로 옻칠 콘솔을 만든 김상수 장인이 소개됐다. 섬유공예 부문에서는 서영희 스타일리스트와 김인자 침선장을 비롯한 3인의 침선장인이 함께 만든 한복 설치작품이 출품되고, 한국의 고급 이부자리 문화를 이어가고 있는 강금성 작가의 작품이 전시되고 있다.
'천년을 가는' 한지를 전통방식으로 제작하는 김삼식 장인과 그 한지로 제작한 김연진 작가의 한지 조명 작품이 지공예 분야에서 출품됐다. 금속공예 분야에서는 중요무형문화재 은입사 기능보유자 홍정실 장인의 향로 작품을 선보였다. 칠공예 부문에서 3명의 장인이 참여하는데, 서울시무형문화재 나전장 손대현 장인의 모란당초 나전 2층장, 오왕택 장인의 소반과 정해조 장인의 건칠 항아리가 나왔다. 마지막으로 왕실 연회 문화의 정수를 보여주는 황수로 장인의 궁중채화 작품이 선보이고 있다.
이번 전시 디자인의 전체 구성과 연출은 토리노 올림픽 도시경관 디자인을 기획한 이코 밀리오레(밀리오레 + 세르베토 사 공동대표)가, 그리고 전시평론은 세계적인 디자인평론가인 저술가 크리스티나 모로치가 맡았다.
김범수기자 bs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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