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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나니머스 코리아' 미심쩍은 행보… 정체 의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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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나니머스 코리아' 미심쩍은 행보… 정체 의문

입력
2013.04.08 2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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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대남선전 사이트 '우리민족끼리'를 해킹, 회원명단을 탈취한 어나니머스(Anonymous) 코리아의 정체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이들의 활동 방식이나 선전행태가 기존에 알려진 국제해커그룹 어나니머스의 그것과 많은 차이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우선 우리민족끼리에 대한 해킹 동기와 방법. 어나니머스는 원래 목표물로 정한 사이트를 접속불능 상태로 만들거나 홈페이지를 점거해 자신들의 흔적을 남기는 공격으로 자신들의 주장을 시위하는 식이다.

대표적인 예로 2010년 미국 정부의 탄압을 받았던 기밀폭로 사이트 위키리크스에 대한 지지선언과 함께 위키리크스 후원 계정을 차단했던 금융회사를 공격한 것을 들 수 있다. 하지만 어나니머스 코리아의 경우 우리민족끼리 사이트 기능에 대한 공격과 무관하게 회원명단을 공개, 엉뚱한 피해자를 낳았다. 이에 대한 논란이 일자 어나니머스 코리아는 트위터를 통해 "종북주의자 색출 의도는 없었다, 중립을 지키겠다"는 입장을 뒤늦게 밝히기도 했다.

어나니머스의 공식 창구로 여겨지는 '유어어논뉴스(YourAnonNews)'트위터 계정에서 이번 사건에 대한 언급이 없는 점도 어나니머스 코리아가 어나니머스와 무관한 조직이 아니냐는 의문을 불러일으킨다. 뿐만 아니라 어나니머스가 자신들의 공격행동을 대부분 동영상으로 제작, 유튜브를 통해 공유하고 있음에도 어나니머스 코리아의 활동은 업데이트 되지 않고 있다.

또 무정부주의적 가치관을 보였던 어나니머스의 활동과는 달리 프로필 사진에 태극기를 건다든가, 국가보안법을 강화해야 한다는 식의 주장을 펼친 것 역시 어나니머스 코리아의 정체에 대해 고개를 갸웃하게 한다.

전문가들 역시 "어나니머스 코리아가 기존의 조직과 궤를 같이 하고 있다고 볼 수 있는 근거는 어디에도 없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전직 해커 출신인 홍민표 에스이웍스 대표는 "대부분의 해커들이 자신이 해킹한 사실만 입증하고 조용히 지내는 것에 비해 자신이 언론에 언급되는 걸 즐기는 등 납득하기 어려운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어나니머스 코리아 소속 해커라는 이(트위터 ID @Anonsj)는 여러 언론과의 트위터 인터뷰에서 "6월 25일 북한 내부 인터넷망 해킹을 통한 북한 핵시설 공격" "닌자 게이트 구축을 통한 북한 주민의 인터넷 자유이용"등 향후의 북한 사이트 공격계획을 자랑스레 선전했다. 이 해커는 어나니머스 코리아가 어나니머스의 한국지부 격이라고 소개했다.

한 보안 전문가는 "기존 어나니머스의 행동과는 이질적인 모습을 보이는 것 자체가 한반도의 정치 상황에 개입하기 위해 임의로 조직된 단체일 수도 있다는 의혹의 빌미를 제공하고 있는 셈"이라고 말했다.

한편 우리민족끼리는 8일 '범죄적인 해킹 책동은 무엇을 보여주는가'라는 논평에서 ▦'종북논란'이 제기된 점 ▦어나니머스가 6·25를 계기로 북한 인터넷을 재공격하기로 한 점 ▦해킹을 했다고 주장하는 어나니머스 회원이 한국어·영어를 사용하는 점 등을 들어 "남조선정보원을 비롯한 괴뢰패당에 의해 조작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조원일기자 callme11@hk.co.kr

손현성기자 hsh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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