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통합당 대선평가위원회가 지난해 총선과 대선 패배와 관련해 친노ㆍ486 주류 책임론을 강도 높게 제기하는 내용의 대선평가보고서를 9일 발표키로 해 파장이 예상된다.
특히 대선평가위는 보고서에서 한명숙 이해찬 전 대표와 박지원 전 원내대표 등 총선과 대선을 책임진 당시 지도부의 실명을 거론하며 책임론을 제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당내 주류 측 일부 의원들은 외부 위원을 중심으로 이뤄진 대선평가보고서에 대해 "부실 조사"라고 강하게 반발했다.
대선 평가위원회는 그간 쟁점 사안에 대해 당내 의원과 외부 위원간 의견 차이로 진통을 겪다가 7일 마라톤 회의를 갖고 쟁점 사안에 대해 소수 의견을 다는 선에서 보고서 작성을 사실상 마무리 했다. 대선평가위 김재홍 간사는 "350여쪽의 보고서는 크게 패인 분석과 책임 소재 규명, 민주당이 나아갈 길 등 세 가지로 나눠져 있다"며 "9일 비대위에 보고한 뒤 발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대선평가위는 패인 분석과 관련 문재인 후보에 대해 대선 선거 직전 의원직 사퇴 등의 결단을 내리지 못하고 당내 의원들의 화합을 이끌지 못한 점 등을 지적했다.
지난해 6ㆍ9 전당대회를 앞두고 '이해찬 당대표ㆍ박지원 원내대표' 의 역할 분담이 이뤄진 이른바 '이ㆍ박 담합'에 대해서도 비판적 평가를 내린 것으로 전해졌다.
대선평가위는 또 국회의원, 당직자, 보좌관 등 당내 인사 630여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한명숙 전 대표와 이해찬 전 대표, 박지원 전 원내대표 순으로 총선ㆍ대선 패배에 책임이 있다는 응답 결과가 나왔다는 내용도 보고서에 담은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면서 당내 486세력에 대해서도 선거 패배에 대한 상당한 책임론을 제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주류 측의 한 의원은 "평가위가 과학적 조사를 통해서 대선 패배 원인을 분석하지 않고 소규모의 여론조사를 통해 여론몰이 식으로 지도부의 책임을 묻는 방식이 황당하다"고 "정치적 선입견을 갖고 대선 평가 작업을 한 것"이라고 반발했다.
대선평가위는 이와 함께 민주당 민주정책연구원의 총선평가보고서가 당내에 제대로 공유되지 않고 묵살된 데 대해 당시 문성근 대표권한대행에게 책임이 있다는 결론을 내린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주류 측은 "지도부 교체 과정에서 혼선이 있긴 했으나 총선평가보고서가 은폐되거나 묵살된 게 아니었고 원하는 의원들에게 모두 공개했다"고 주장했다.
대선평가위가 주류 측의 대선 패배 책임론을 강하게 제기함에 따라 향후 5ㆍ4 전당대회에서도 비주류측 김한길 의원과 범주류 측의 반김한길 연대가 이를 놓고 공방을 벌일 것으로 예상된다.
송용창기자 hermeet@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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