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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첫 여성 총리… “영국병 고쳤다” “양극화 심화” 엇갈린 평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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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첫 여성 총리… “영국병 고쳤다” “양극화 심화” 엇갈린 평가

입력
2013.04.08 16: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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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가렛 대처 영국 전 총리는 20세기 가장 영향력 있는 정치 지도자 중 한 명으로 꼽힌다. 1979년부터 1990년까지 총리로 재임하며 추진한 개혁 정책인 '대처리즘'은 정부 기능을 대폭 축소하고 시장 자율화를 극대화한 것이 특징이다. 그래서 그는 신자유주의의 선구자라는 평가를 받는다.

대처는 1925년 링컨셔주 그랜샘의 식료품집 딸로 태어났다. 옥스퍼드대 화학과를 졸업한 그는 1951년 남편 데니스 대처와 결혼한 후 독학으로 사법시험을 준비해 28세 때 변호사 자격을 획득했다. 1959년에는 보수당 소속으로 런던 핀츨리 지역구 의원에 출마해 당선되며 정계에 입문했다. 1965년 에드워드 히스 보수당 정권이 들어선 뒤 주택장관, 연금장관, 재무장관 등의 요직을 두루 거쳤다. 교육장관으로 있던 1970년에는 7~11세 취학 아동에 무상 지급되던 우유를 유상으로 전환했다가 야당과 언론으로부터 '우유 도둑'이라는 비난을 받았다. 1976년에는 옛 소련의 억압적 정책을 강력히 비판해 소련 언론으로부터 '철의 여인'이라는 별명을 얻었다.

1974년 히스 정부가 무너지고 노동당 정부가 들어서자 대처는 당권에 도전, 이듬해 보수당 최초의 여성 당수가 되는데 성공한다. 이후 영국이 극심한 경제적 어려움을 겪자 감세 정책과 법질서 회복 등을 공약으로 걸고 1979년 총선에서 승리, 영국은 물론 유럽 최초의 여성 총리로 등극했다.

대처 전 총리는 취임하자마자 국영사업 민영화와 노동조합 활동 규제 입법에 나섰다. 이후 정부 주도 금리 통제 중지, 정부의 주택 구입 보조 폐지, 고등교육 지원 폐지 등 정부 예산을 대폭 삭감하고 경제를 시장에 맡기는 정책을 추진해 나갔다. 이로 인해 성장의 기틀을 마련하고 인플레이션을 완화했지만 실업률이 높아져 노동자 등 서민의 거센 반발을 부르기도 했다. 1984년 대처 정부가 174개 국영 탄광 중 20곳을 폐업하고 2만명의 탄광 노동자를 해고하자 전국적인 파업이 벌어진 것이 대표적 예다. 당시 대처는 노조를 강경 진압하고 미리 확보해둔 석탄 재고를 공급해 노동 계층과의 힘겨루기에서 승리했다.

대처 전 총리는 강한 영국의 지위 회복을 기치로 내건 외교 정책을 펼쳤다. 대표적인 업적으로 1982년 포클랜드전쟁에서 아르헨티나에 승리한 것이 꼽힌다. 당시 아르헨티나 근해 영국령 포클랜드섬을 아르헨티나가 무력 점령하자 대처 전 총리는 외교적 해결 대신 군대 파병이라는 강경 조치를 취했다. 결국 아르헨티나가 두 달 만에 물러나자 대처 전 총리는 "대영제국의 영광이 되살아났다"고 기뻐했다.

대처 전 총리는 1979년에 이어 1983년, 1987년 총선에서 잇달아 승리하며 세 번이나 총리직을 연임했다. 하지만 1980년대 말 영국 경제가 다시 악화하며 장기 집권도 위기에 빠졌다. 성장률이 낮아지고 실업률이 높아지자 대처식 신자유주의 정책에 대한 의문이 제기됐다. 대처 전 총리가 감세 원칙을 깨고 재정이 취약한 일부 지방정부에 인두세를 도입하고 유럽공동체 가입에 반대해 다른 유럽국가의 반발을 사자 영국 국민의 민심은 급격히 나빠졌다.

민심을 잃자 대처 전 총리는 1990년 보수당 당수 선거 과정에서 사임했고 하원의원 신분을 유지하다가 1992년 선거에 불출마함으로써 정계를 떠났다. 이후 세계 각지에서 강연을 하고 기업과 대학에 적을 뒀다가 2002년 뇌졸중을 겪은 후 공식 활동을 자제해 왔다.

박우진기자 panorama@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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