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사설] 정말 개성공단 문을 닫겠다는 것인가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사설] 정말 개성공단 문을 닫겠다는 것인가

입력
2013.04.08 12:10
0 0

북한이 개성공단 가동 잠정중단이라는 초강수를 들고 나왔다. 북한 김양건 노동당 대남담당비서는 어제 개성공단을 방문한 뒤 발표한 담화에서 "공업지구사업을 잠정 중단하며 그 존폐 여부를 검토할 것"이라며 "개성공업지구에서 일하던 우리 종업원들을 전부 철수한다"고 밝혔다. 2004년 12월 첫 생산품을 내기 시작한 이래 개성공단 가동 중단은 처음이다. 그렇지 않아도 북측의 통행제한 조치로 조업에 차질을 빚던 개성공단이 존폐의 기로에 선 중대사태가 아닐 수 없다.

김 비서는 담화에서 향후 조치에 대해 "전적으로 남조선 당국의 태도 여하에 달려 있다"고 여지를 남기기는 했다. 그러나 치킨게임 양상으로 전개되고 있는 남북대결에서 우리정부가 북측이 원하는 만큼의 조치를 취하기는 쉽지 않다. 결국 공단 가동 중단사태가 장기화하면서 금강산관광 중단의 전철을 밟게 될 개연성을 배제할 수 없다. 남북 상생과 교류협력의 현장이자 대결 완충장치로서 평화의 최후 보루이기도 한 개성공단을 이렇게 막무가내로 몰아가는 북측의 조치를 이해할 수 없다.

북측은 이러한 사태의 책임을 우리측에 전가하고 있다. 우리 정부당국과 언론들이 개성공단과 관련해 "돈줄이니, 억류니, 인질이니"하면서 자신들의 존엄을 모독해왔으며 인질구출작전 운운하며 개성공단을 "북침전쟁 도발의 발원지"로 만들려 하고 있다는 것이다. 일부 언론의 보도나 부풀려진 인질구출 시나리오 등에 과도한 점이 없지 않았다. 하지만 이를 빌미 삼아 개성공단을 파국으로 몰고 가는 것은 말이 안 된다.

장거리로켓 발사와 3차 핵실험에 대한 유엔안보리 제재조치와 한미합동군사훈련에 반발해 잇단 위협조치를 하며 한반도 긴장을 고조시켜온 북한이다. 개성공단을 대남 위협과 긴장고조를 위한 제물로 삼으려 해서는 안 된다. 개성공단은 일단 가동이 중단되면 금강산관광 사태처럼 재개하기 어렵다. 지난 9년 간 숱한 어려움 속에서 쌓아온 남북 상생과 신뢰의 기반을 대남 압박과 위협을 위해 허물어서는 안 된다. 북측은 즉각 공단 가동 잠정중단 조치를 철회하고 통행제한도 풀어 개성공단을 정상화해야 한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