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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레반 잡는다고 폭격했지만… 시신 더미엔 꽃다운 아이 1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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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레반 잡는다고 폭격했지만… 시신 더미엔 꽃다운 아이 11명

입력
2013.04.08 1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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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가니스탄에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군의 공습으로 어린이 11명이 숨져 아프간과 서방의 갈등이 증폭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공습은 6일 오전 아프간 동부 쿠나르주 시갈지구에서 일어났다. 시갈지구는 파키스탄과 접경한 산악지대로 아프간 무장 반군세력 탈레반의 주요 근거지다. BBC 등 외신은 NATO군 전투기가 이곳에서 탈레반과 교전하던 미군 및 아프간군을 지원하려 출격했다가 탈레반 대원들이 은신한 마을을 폭격했다고 전했다.

아프간 정부는 숨진 어린이들 외에 여성 6명이 부상했고 탈레반 측에선 지휘관 2명 등 6명이 사망했다고 발표했다. 어린이들은 모두 집안에 있다가 숨진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교전은 아프간군과 다국적군이 합동으로 6개주에서 진행한 탈레반 소탕작전의 일환이었다.

하미드 카르자이 아프간 대통령은 “민간인을 방패막이로 삼는 탈레반의 행위와, 민간인 사상자를 낳는 거주 지역 군사작전을 강력 비난한다”고 성명을 발표했다. 아프간 정부와 다국적군의 오랜 현안이었던 민간인 오폭은 2월 카르자이가 NATO군에 공습을 요청하지 말 것을 자국군에 전격 명령하면서 양측의 첨예한 갈등으로 불거졌다.

NATO군은 이날 공습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민간인 사망자가 있다는 보고는 받지 못했다”고 밝혔다. NATO군은 아프간군이 아닌 다국적군이 공습을 요청했다고 덧붙였다.

카르자이는 이번 사건을 계기로 반서방 행보를 더욱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 친미 인사였던 카르자이는 2월 군사요충지에서 미군 특수부대의 철수를 요구하는가 하면 지난달 척 헤이글 미국 국방장관과 회담하기 직전 미국과 탈레반의 유착을 주장하는 등 올해 들어 태도를 급선회해 서방과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 미군이 내년에 철수한 뒤 정치적 홀로서기를 꾀하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이훈성기자 hs0213@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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