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슴은 지역에, 눈은 세계로."
송인섭(61) 대구테크노파크(대구TP) 원장은 대구가 발전하려면 세계시장을 개척해야 하며, 중소기업이 대부분인 대구의 현실에 맞게 '강소기업'을 육성하는 길만이 살길이라고 피력했다. 또 지난해 일어난 스캔들을 전화위복의 계기로 삼아 대구TP가 수도권과의 경쟁을 넘어 세계 속의 대구를 위한 선봉에 설 것임을 강조했다.
지난해 고위 간부들의 횡령 등으로 전 원장 등이 물러나면서 송 원장이 지난해 11월 취임했다. 송 원장을 만나 대구TP의 내부혁신과정과 조직의 방향성 등에 대해 들어 보았다.
대구TP는 어떤 기관인가.
"1998년 지역 산ㆍ학ㆍ연ㆍ관의 협력을 통해 기술혁신체계를 구축하고, 지역산업구조 고도화 등을 통한 지역경제활성화를 목적으로 출범했다. 수요자 중심의 기업지원사업을 펴기 위해 차별화된 장비와 건물 등 인프라를 구축했다. 나노 모바일 바이오 한방 등 전략산업과 스타기업 육성을 위한 인프라 조성, 기술개발, 인력양성 등의 사업을 성공적으로 수행해 오고 있다. 모바일융합 등 차세대 성장동력 창출에 주력하고 있으며, 동대구벤처밸리와 성서공단, 각 대학에 거점을 둔 도심형 네트워크 등이 강점이다."
취임한 지 반년 가까이 흘렀다. 스캔들이 재발하지 않도록 어떤 노력을 해 왔나.
"잘못된 일이지만, 그 일 때문에 임직원들이 움츠러들어서는 안 된다. 실망한 지역민과 경제인들에게 떳떳이 다가설 수 있도록 전 구성원들의 힘과 지혜를 모으고 있다. 비리 자체가 일어나지 않도록 조직과 체계 등 시스템을 전면적으로 개선하고 있다. 회계시스템 및 행정인력 통합, 자체 감사실 신설 등을 상반기 중으로 마무리 지어 환골탈태하는 모습을 보여주겠다. 개혁과 혁신이라는 리모델링 과정에서 다소간의 소음을 생길 수 있지만 믿고 맡겨 주길 기대한다."
그 동안 대구TP를 어떻게 이끌어 왔나.
"초심을 잃지 않고 조직의 방향성 재정립에 주력해 왔다. 목표가 분명해야 내부 구성원들도 하나 된 힘을 낼 수 있다. 전 직원들에게 현재에 안주하지 말자고 주문했다. 전국 18개 TP 중 선도 TP인 대구는 국내가 아닌 세계로 눈을 돌려야 한다. 이는 글로벌 강소기업 육성이라는 재단의 경영이념과 일치한다. 지역경제가 살아나려면 중소기업 비중이 절대적인 대구 실정에 맞게, 세계시장에서 무한경쟁을 펼칠 수 있는 강소기업을 육성하는 것이다. 글로벌 금융위기 속에서도 독일 경제가 끄덕 없는 것은 세계시장 점유율 1위 품목이 852개일 정도로 압도적인 제조업 중심의 수출경쟁력이 원동력이다. 전문분야를 특화해 기술우위를 갖춘 중소기업이 그 중심에 있다. '가슴은 지역에, 눈은 세계에' 이 슬로건이 대구TP가 나아갈 길이다."
올해 사업 추진 방향은.
"창조경제를 위한 생태 조성을 위해 ▦신정장동력 확보를 통한 지역기업의 경쟁력강화 ▦일자리 및 고용창출을 통한 지역경제 활성화에 역점을 두고 있다. 대규모 국책사업 유치, 국내외 기업과 우수연구소 유치에 힘을 기울여 지역의 산업역량 제고에 매진할 것이다. '기업탐방 1박2일', '일류기업-우수청소년 일자리 만남', '잡 콘서트' 등 일자리 창출 사업도 지속적으로 추진하겠다."
주목할 만한 역점사업이 있다면.
"지역한방산업과 관광을 연결, 휴양과 의료체험을 중심으로 하는 차별화된 관광프로그램을 개발하는 '한방 휴(休)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35억원의 사업비를 확보했고, 수성구의 한방의료, 달성군의 휴양, 청도군의 문화체험을 접목해 외국인환자 3만명 유치와 350여개의 신규일자리를 창출하겠다." 165억원을 확보해 소재기반 바이오헬스, 데이터기반 지식서비스, 정밀성형, 생산공정기계, 패션웨어 분야 산업을 집중 육성한다."
앞으로 대구TP를 어떻게 운영해 나갈 계획인가.
"기업과 상생할 수 있도록 고민했고 현장에서 답을 찾았다. 취임식 대신 3일간 입주기업 100개사를 직접 방문하면서 현장의 목소리를 많이 들었다. 이렇게 모인 고민들을 슬기롭게 해결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올 하반기쯤이면 문제에 대한 해결책이 나올 것이다. 비영리기관의 공통적인 숙원인 수익사업에 대한 계획도 세우고 있다. 나노 모바일 바이오 한방 4개 특화센터에 시험과 평가 인증사업 등으로 자체적인 재원을 마련해 지역경제활성화랄 명제를 수행하는 데 흔들림 없이 매진하겠다."
대구가 글로벌도시로 도약하려면.
"대구가 가진 가치(Daegu Value)를 높여야 한다. 대구가 가진 가치가 올라가야만 지역기업이 생산한 제품에 대한 신뢰가 생기고 이를 토대로 수출품목도 다양해지고 늘 수 있다. 독일의 유명한 주방용 칼인 헹켈에 붙은 라벨에는 '메이드 인 저머니'가 아니라 '메이드 인 졸링겐'이라고 적혀 있다."
해외인적네트워크가 대단하다던데.
"외국의 시험인증기관과 나름 친분이 있다. 대구경북 기업이 해외 기술인증이나 시험인증 등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하겠다. 이와 연계한 기업유치나 투자유치에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을 연구 중이다."
■ 약력
경북고ㆍ서울대 전자공학과
동국대 전자공학과 석사
삼성전자 중앙연구소 연구원
한국산업기술시험원 본부장ㆍ미국법인 대표
김강석기자 kimksu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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