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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인 대신 합리적 가격” 노 세일 마케팅 쏠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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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인 대신 합리적 가격” 노 세일 마케팅 쏠쏠

입력
2013.04.07 1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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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건이 팔리지 않는 불황기엔 대대적 가격인하 행사(세일)가 홍수를 이루는 법. 하지만 역으로 정가를 고수하는 '노 세일(No Sale)'정책으로 불황을 돌파하려는 브랜드들이 있다.

사실 세일을 하면 반짝 매출은 오르지만 평소 매출은 줄어들기 마련이다. 세일 때까지 기다리는 소비자들이 늘어나면서, 제 값 주고 사면 손해 본다는 인식이 팽배해지는 것이다. 때문에 노 세일 브랜드들은 처음부터 합리적인 가격을 내세우며 할인을 하지 않음으로써 브랜드 경쟁력을 확보하고, 고객들에게 언제 사도 믿고 살 수 있는 신뢰감을 심어주며 고정 고객들을 확보하고 있다.

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365일 세일 중이라는 저가 브랜드숍 화장품업계에서 세일을 하지 않는 유일한 업체는 바로 스킨푸드다. 스킨푸드는 2004년 판매를 시작한 이후 세일을 하지 않는 대신 1,000여개 제품 가격을 올리지 않으면서도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

실제로 극심한 불황 속에서도 지난해 말 기준 매장 수는 501개로, 전년보다 49개가 늘었다. 스킨푸드는 '충성고객'(1년 6회 이상 18만원 이상 구매고객) 회원을 대상으로 고급 냉장유통 천연팩을 증정하는 등 혜택을 늘렸고, 그 결과 지난해 초 5만 명이던 회원은 현재 9만 명을 넘어섰다.

올해는 아예 광고도 노세일 전략을 강조하고 있다. 스킨푸드 관계자는 "처음에는 바로 옆 경쟁사 매장에서 세일에 들어가면 매출에 타격을 입은 가맹점주들이 세일해달라는 요청이 많았다"며 "하지만 이제는 점주들도 꾸준한 고객증가로 노세일 정책을 인정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속옷업체 남영비비안도 35년간 정가 판매를 유지하고 있다. 그런데도 지난해 2,400억원의 매출을 올리며 국내 여성속옷 시장 1위를 굳혔다. 무엇보다 매출의 40%가 백화점에서 나오고 있을 정도로 고가 이미지를 확립하고 있는 것이 주효했다. 또 중저가 시장 확보를 위해 백화점(비비안), 대형마트(드로르), 홈쇼핑(로즈버드) 등 유통별로 브랜드를 달리하고 있다. 남영비비안 관계자는 "할인 대신 연간 200만원 이상 구매부터 단계별로 포인트 추가지급, 대표상품 무료제공 등의 혜택을 주며 충성고객을 확보하고 있다"고 말했다.

여성복 중에서는 영캐주얼 브랜드인 대현의 듀엘이 노세일 정책을 고수하고 있다. 지난 해 2월 롯데백화점에 처음 문을 연 듀엘은 현재 27개까지 매장을 확대한 상황이다.

세일과 시즌오프 모두 하지 않는 코오롱의 커스텀멜로우는 지난해보다 30%늘어난 600억원 매출을 목표로 하고 있다. 중가로 가격대를 조정하고, 올해부터 세일을 하지 않는 품목을 50%로 늘린 남성복 브랜드 올젠과 지오지아는 올 들어 롯데백화점에서 매출이 각각 30%, 15%씩 신장했다. 황정은 롯데백화점 영패션 상품기획자(MD)는 "노 세일 브랜드는 확실한 타깃 고객층과 콘셉트를 가지고 상품을 기획하고 판매한다"며 "이런 브랜드 정책은 가격에 대한 소비자들의 신뢰를 얻을 수 있어 재구매율도 높은 편"이라고 말했다.

고은경기자 scoopko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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