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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루과이 대통령 “페르난데스는 성질 더러운 할망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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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루과이 대통령 “페르난데스는 성질 더러운 할망구”

입력
2013.04.07 18: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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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세 무히카(사진 왼쪽) 우루과이 대통령이 마이크가 켜진 줄 모르고 크리스티나 페르난데스(오른쪽) 아르헨티나 대통령을 "성질 더러운 할망구"라고 불러 물의를 빚고 있다.

무히카 대통령은 5일(현지시간) 한 기자회견장에서 회견을 하기에 앞서 지역정부 관계자와 사담을 나눴다. 평소 거친 입담으로 유명한 그는 페르난데스 대통령을 거론하며 "그 성질 더러운 할망구는 제 애꾸눈 남편보다 더 최악이야"라고 말했다. 페르난데스 대통령의 남편이자 전임자인 네스토 키르치네르 전 대통령을 가리킨 것이다. 2010년 사망한 그는 생전에 사시 증상 때문에 애꾸눈이란 별명을 갖고 있었다. 무히카 대통령은 "그 애꾸눈은 정치 감각이라도 있지, 이 여자는 그냥 고집불통이야"라고 덧붙여 고인과 대통령을 싸잡아 욕했다.

문제는 회견장 안 마이크가 켜져 있었다는 것이다. 무히카 대통령의 발언은 마이크를 타고 울려 퍼졌고 그 자리에 있던 매체 중 한 곳이 인터넷에 음성 파일을 올리면서 발언이 공개됐다. 예상대로 트위터와 페이스북 등이 무히카의 발언으로 후끈 달아올랐고 곧이어 그것을 패러디한 만화와 노래까지 등장했다.

파장이 커지자 엑토르 티메르만 아르헨티나 외교장관은 주아르헨 우루과이 대사를 불러 "용납할 수 없는 명예훼손"이라며 공식 항의했다. 그러나 무히카 대통령이 "사과할 것이 없다"고 버티면서 논란이 커지고 있다. 인터넷에서 자신의 발언이 떠돌고 있다는 것을 안 그는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나는 룰라(브라질 전 대통령)와 브라질에 대해 말하고 있었다"며 "아르헨티나를 두고 한 이야기가 아니었다"고 우겼다. 또 "어쨌거나 양국은 탯줄을 나눈 사이"라며 "이번 일이 두 나라를 갈라놨다면 그 아픔은 우리를 더욱 가깝게 할 것"이라는 엉뚱한 말로 사과를 피해갔다.

올해 77세의 무히카 대통령은 괴팍한 성격과 거침 없는 언변으로 유명하다. 반정부 게릴라 출신의 무히카 대통령은 취임 후에도 서민적인 행보를 이어가 세계에서 가장 가난한 대통령으로 불린다.

황수현기자 soo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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