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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 “개성공단, 납기일 맞춰라” 뒤통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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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 “개성공단, 납기일 맞춰라” 뒤통수

입력
2013.04.07 18: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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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들이 조업을 하지 못하는 개성공단 입주 중소기업들에게 납기일을 맞추지 못하면 계약을 해지하겠다고 압박해 원성을 사고 있다.

7일 개성공단 입주기업들에 따르면 대기업 계열 제일모직, LG패션과 중견기업 세정, 형지 등은 북한이 통행을 막아 조업을 하지 못하는 개성공단 입주 기업들에게 "납기일을 맞추지 못하면 다음 물량은 계약할 수 없다"며 사실상 계약 해지를 통보했다. 공단 입주업체 관계자는 "개성공단에서 1만벌의 옷을 만들어 포장까지 해놓았지만 싣고 올 화물차가 아예 올라가지 못해 납품을 못하고 있다"며 "대기업들로부터 6일 '이런 식이면 다음 물량은 계약할 수 없다'는 구두 통보를 받았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일부러 그런 것도 아니고 정치적 상황에 발이 묶였는데, 해도 너무 한다"며 "정부와 대기업들이 외치는 상생은 어디로 갔냐"고 울분을 토했다.

개성공단에 입주한 123개 업체 중 의류봉제업체는 72개로, 이 중 절반 이상이 대기업들에 납품하고 있다. 또 다른 입주업체 관계자는 "이런 식으로 계약 해지 상태가 된 업체가 여러 곳"이라고 전했다.

개성공단내 의류봉제업체들은 대기업들과 봄ㆍ여름 옷, 가을ㆍ겨울 옷 등 연간 두 차례에 걸쳐 생산 계약을 맺는데, 3월말에서 4월 초에 가을ㆍ겨울 옷 생산 계약을 하고 5월부터 생산에 들어간다. 입주업체 관계자는 "지금까지 다음 계약을 하지 못했다는 것은 올해 일감이 없다는 뜻"이라며 "앞으로 개성공단이 정상화돼도 문제"라고 한숨 쉬었다.

개성공단기업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공단 생산액은 4억6,950만달러로, 의류봉제업체들이 이 중 80%를 차지한다. 따라서 대기업들의 계약해지로 의류봉제업체들이 생산을 하지 못하면 공단의 존립까지도 위태로워 질 수 있다.

공단 입주업체들과 차기 계약을 미룬 대기업들은 동남아 등 해외 발주를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관련 대기업 관계자는 "물건을 제때 납품 받지 못하면 시장을 빼앗길 수밖에 없어 동남아, 중국 등에 대체선을 알아보는 중"이라고 해명했다.

이렇게 되면 결국 정부가 나설 수 밖에 없다. 개성공단기업협회 관계자는 "통행을 빨리 재개하고 생산을 할 수 있도록 정부가 적극 나서달라"고 요청했다.

한편 북한의 개성공단 통행 제한 조치가 이날로 닷새째에 접어들면서 조업 중단 업체 수가 13개로 늘었다. 이날 근로자 1명은 급성 복통을 호소해 보호자와 함께 긴급 입경했다. 정부 관계자는 "원자재 공급 중단과 북측 근로자 통근차량 운행 중단으로 개성공단은 12일 전후로 사실상 폐쇄상황을 맞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민승기자 msj@hk.co.kr

김광수기자 rolling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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