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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미 대화 중재 위한 ‘베이징채널’ 가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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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미 대화 중재 위한 ‘베이징채널’ 가동

입력
2013.04.07 18: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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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면 대결 양상으로 치닫던 한반도 위기가 대화 국면으로 조심스레 전환하는 분위기다. 중국이 대화를 거듭 촉구하자 관련국들이 호응하는 듯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북미 대화를 위한 '베이징채널'이 본격 가동하기 시작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그러나 북한의 태도가 근본적으로 변하지 않는 한 긴장은 언제든 다시 고조될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예상한다.

왕이(王毅) 중국 외교부장이 6일 "우리는 중국의 대문 앞에서 소란을 부리고 말썽을 일으키는 것을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하고 미국 국방부가 대륙간탄도미사일 실험을 전격 연기한 것은 변화를 보여주는 중요한 신호다.

왕이 부장의 발언은 한반도의 긴장 고조를 더 이상 보고 있을 수 없다는 뜻과 함께 위기 해소를 위해 역할을 다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보인다. 부유한 중국의 실현을 최우선 국정 과제로 설정한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에게 한반도의 긴장은 피하고 싶은 상황이다. 이웃 나라에서 전쟁이 발발하면 중국도 경제적 타격을 받을 수 밖에 없다.

미국이 핵 잠수함과 B-2 스텔스 폭격기, F-22 전투기, 해상기반 X-밴드 레이더까지 한반도에 출현시킨 것도 중국을 움직이게 만들었다. 중국은 잠재적 적국인 미국이 앞마당에서 화력을 과시했지만 혹시라도 북한을 두둔하는 것으로 비칠 수 있어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특히 해상기반 X-밴드 레이더는 탐지 거리가 최대 5,000㎞나 돼 한반도로 이동하면 중국의 주요 지역을 모두 탐지할 수 있다.

앞서 2일 장예쑤이(張業遂) 중국 외교부 상무 부부장(수석 차관)이 이규형 주중대사, 박명호 주중 북한 대리대사, 로버트 왕 주중 미국 대리대사를 불러 냉정과 자제를 촉구한 것도 국면 전환을 도모하기 위한 노력으로 풀이된다.

미국도 더 이상의 긴장 고조는 실익이 없을 뿐 아니라 자칫 미국 책임론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을 경계하기 시작했다. 존 케리 국무장관이 최근 남북 대화의 중요성을 강조한 것은 분명한 기류의 변화를 읽을 수 있는 대목이다.

이에 따라 북미 대화를 위해 중국이 어떤 역할을 할지가 관심을 모으고 있다. 특히 13일 방중하는 케리 장관이 시 주석과 만나 한반도 문제를 놓고 어떤 협의를 할지가 관건이다. 베이징 외교가에서는 중국이 김일성 주석의 생일인 4월 15일을 전후해 대북 특사 파견을 타진 중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이 경우 베이징을 매개로 한 북미 대화 가능성도 점쳐진다. '뉴욕채널'이 교착인 상태에서 이른바 '베이징채널'을 가동한다는 것이다.

본보 여론조사에서 나타났듯 한국 국민의 절반 이상이 대화를 원하고 여야 정치권이 남북 대화와 특사 파견을 요구하는 것도 긍정적 변화다. 러시아 이타르타스통신은 6일 영국 외교관을 인용,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전화를 기다리고 있다"고 전했다. 북한도 6, 7일에는 강성 발언을 내 놓지 않았다.

그러나 예측이 쉽지 않은 북한의 태도로 볼 때 상황은 언제든 바뀔 수 있다. 청와대 국가안보실도 "10일을 전후해 북한의 미사일 도발과 같은 상황이 벌어질 수 있다"는 분석을 내놓았다.

워싱턴=이태규특파원 tglee@hk.co.kr

베이징=박일근특파원 ik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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