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은행 영주시지부가 6일 영주국민체육센터에서 개최한 '서울 팝스오케스트라와 함께하는 푸른 음악회'가 시금고 유치에 필요한 '지역사회공헌도' 점수를 얻기 위한 것으로 '꼼수' 논란이 일고 있다.
영주시지부는 이렇다 할 공연을 않다가 2007년과 2010년에 이어 3년만에 또 오케스트라 초청 공연을 열었다. 2007년 10월에는 영주시민운동장에서 서울 팝스오케스트라 초청 푸른음악회를, 2010년 10월 풍기인삼축제에서 오케스트라와 대중가수를 초청해 성대한 공연을 열었다. 올해도 44인조 팝스오케스트라와 성악가, 대중가수 등이 출연했으며, 이 같은 공연에는 4,000만~5,000만원의 예산이 드는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평년에는 하지 않다가 유독 영주시 금고 입찰이 있는 해에만 열리고 있다는 것. 심사평가 항목에 지역사회공헌도 반영을 의식한 행사라는 지적이다.
2007년과 2010년에는 농협의 초청공연 한 달 만에 실시된 영주시금고 입찰에서 영주시 일반회계와 9개 특별회계 등 수 천억 원의 예산을 독식하다시피 했다. 2010년엔 '공개입찰 후 1회에 한해 수의계약이 가능하다'는 시 조례 등을 근거로 수의계약으로 따 냈다. 제 2 시금고로 지정된 대구은행은 수질개선특별회계와 각종 기금 등 연간 40억 규모 예산유치 하는 데 그쳤다.
금융기관 관계자는 "입찰을 하면 지자체가 금리 이익은 물론 시금고로 선정된 은행으로부터 많은 사회공헌 약속을 받아 낼 수 있는데 수의계약한 이유를 모르겠다"며 의구심을 나타냈다. 심사 다음해인 2011년 영주시 예산운영 수익도 전년에 비해 1억여원 감소했다.
하지만 영주시와 농협은 심사 때 제출한 기준금리와 변동이율 조건 등을 "은행의 영업비밀이다"는 이유로 공개를 거부하고 있다.
시는 올해 11월에도 시금고 선정을 위한 입찰 및 심사를 앞두고 있다. '3년째'를 맞아 공연의 순수성을 의심받고 있다. 김모(51)씨는 "공연 자체는 좋은데, 시금고 유치로 훨씬 많은 이득을 얻을 수 있다는 생각이 들어 영주시와 시민들이 이용당한 것 같다"고 말했다.
농협 측은 "1995년부터 매년 지역을 순회하며 열고 있는 문화행사이며 올해도 문화 불모지에 음악적인 분위기를 조성하기 위해 행사를 마련했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문화행사를 시금고 선정 심사하는 해에만 여는 데 대해서는 답변을 못했다.
이 같은 일이 반복되자 일부 시의원들은 "올해는 금리와 지역 공헌 계획 등을 꼼꼼하게 따져 결정하는지 지켜 볼 것"이라고 밝혔다.
이용호기자 lyh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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