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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여학생 “아이비리그 입시 스펙은 서민에게 위선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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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여학생 “아이비리그 입시 스펙은 서민에게 위선적”

입력
2013.04.07 1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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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처럼 미국에서도 서민 가정은 꿈도 꿀 수 없는 스펙(이력)을 요구하는 불공정한 대학 입시 제도 때문에 논란이 뜨겁다. 아이비리그 대학(미국 동부 유명 사립대학들)에 낙방한 여고생이 대입 제도를 신랄하게 비판한 기고문을 게재하면서 촉발된 논란이다.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피츠버그 소재 테일러 올더다이스고교 4학년(한국 고교3학년) 수지 리 웨이스는 지난달 29일 ‘나를 거절한 모든 대학들에게’라는 기고문을 월스트리트저널에 게재했다. 웨이스는 “모든 대학이 (입시생들에게) ‘자신의 특성을 살려야 한다’고 조언하지만 이는 9개의 정규 교과 이외 과목을 이수하고 6개 동아리의 리더가 돼야 하며 3개 학교 대표 스포츠팀에서 활동하고 대입자격시험(SAT) 성적이 엄청나야 가능하다”며 “엄마가 2명은 있는 경우에나 해당하는 말”이라고 꼬집었다. 그는 “만약 피자가게에서 아르바이트를 하고 학교 크로스 컨트리팀에서 가장 느린 선수라면 해당 사항이 없다”며 “우리는 대학에 속아왔다”고 주장했다. 웨이스는 예일대, 프린스턴대, 펜실베이니아대 등에 낙방한 것으로 전해졌다.

웨이스는 서민 가정이 도저히 어찌할 수 없는 사안이나 위선적인 대입용 스펙으로 평가하는 제도를 풍자를 담아 비판했다. 그는 “네 자매 중 막내인 나는 피아노나 바이올린을 배워본 적이 없고 대학 입학처가 군침을 흘릴 취미를 갖지 못했다”며 “왜 에이미 추아(엄격한 중국식 교육으로 자녀들을 명문대에 보낸 경험을 담은 ‘타이거 마더’ 저자)는 나를 입양하지 않았나”라고 비꼬았다. 그는 또 대입을 위해 콩고의 불우한 침팬지를 위한 기증운동을 하거나 버려진 애완동물을 치료하는 ‘가짜 자선’이라도 했어야 했다고 말했다. 혹은 지인의 회사에서 ‘우편 서비스 부국장’ ‘커피 물류 의장’ 등 조숙해 보이는 직함을 얻어 이력서에 그럴듯하게 써넣을 인턴 경험이라도 있어야 했다고 주장했다.

웨이스가 미국 원주민 등 소수민족 자녀라도 됐으면 대입에 유리했을 것이라고 한데 대해 인종차별적이라는 비난도 있지만 그의 기고는 여러 언론에 소개되는 등 그 취지가 많은 공감을 불러 일으켰다. 웨이스는 5일 NBC방송의 투데이쇼에 출연해 “(기고문은) 일종의 풍자였다”며 인종차별적 주장과 관련해서는 “(인종적인) 다양성은 멋진 것”이라고 전제한 뒤 “다만 나는 내가 어떻게 할 수 없는 것들로 인해 평가받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아이비리그 대학에는 낙방했지만 펜실베이니아주립대, 인디애나대, 미시건대, 위스콘신대 등에서는 입학 허가를 받았다.

이진희기자 rive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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