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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령회사 세워 차명계좌 개설 원스톱 서비스업체 수십곳 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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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령회사 세워 차명계좌 개설 원스톱 서비스업체 수십곳 활동

입력
2013.04.07 1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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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계 거부들의 재산 은닉을 폭로한 버진아일랜드(BVI) 스캔들 뒤에 조세 피난 원스톱 서비스가 있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폭로를 주도한 국제탐사보도언론인협회(ICIJ)는 7일 부자들이 영국령 BVI와 남태평양 쿡제도 등 조세피난처에 재산을 숨길 수 있도록 도와주는 역외 서비스 업체 수십 곳이 성업 중이라고 밝혔다.

이 가운데 대표적인 업체는 아시아 최대 규모를 자랑하는 포트컬리스 트러스트넷이다. 싱가포르에 본사를 둔 이 회사는 세계 16개 지역에 지사가 있으며 140개국에서 7만7,000명의 고객을 상대한다. ICIJ는 이 회사 고객의 절반 이상인 4만5,000여명이 중국, 대만, 싱가포르를 비롯한 동아시아 및 동남아 출신이라고 밝혔다.

트러스트넷은 회사를 손쉽게 설립할 수 있는 BVI의 특징을 이용해 유령회사를 설립해주고 차명 국외계좌를 개설해주는 방식으로 고객들의 재산을 보전했다. 서류상 업체와 신탁회사를 거미줄처럼 얽어 실소유주의 이름을 철저히 감추는 것도 주 업무 중 하나다.

트러스트넷의 도움을 받은 고객 중에는 미얀마 독재자 네 윈의 사위, 인도네시아 독재자 수하르토의 가족, 미국 헤지펀드 갤리언의 설립자 라지 라자라트남 등이 있다.

한편 독일 신문 쥐드도이체차이퉁은 5일 BVI 재산 은닉자 명단에 프랑스 배우 브리지트 바르도의 전 남편 군터 작스가 포함돼 있다고 보도했다. 2011년 자살한 작스는 BVI와 쿡제도에 복잡한 재산은닉 장치를 만들어 막대한 재산을 감춰놓은 것으로 드러났다.

한국의 기획재정부는 7일 한국인 재산 은닉자 추적과 관련해 BVI와 조세정보 교환을 위한 발효 절차를 밟고 있다고 밝혔다. 국세청은 은닉자 명단에 한국인이 포함됐을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고 조사 중이다. 영국 조세정의네트워크는 버진아일랜드에 한국인이 투자한 기업이 80여곳 있다고 밝혔다. 한국과 BVI는 2011년 조세정보교환협정에 가서명한 바 있다.

황수현기자 soo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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