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국방부가 9일로 예정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 발사를 전격 연기했다. 한반도 긴장 상황을 더는 자극하지 않겠다는 의도다. 왕이(王毅) 중국 외교부장도 "한반도의 긴장은 대화로 해결해야 한다"며 "중국의 대문 앞에서 소란을 부리고 말썽을 일으키는 것을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며 개입 의지를 밝혔다. 12~14일 존 케리 미국 국무장관의 한중일 3국 방문을 전후로 북핵 사태가 갈등에서 대화 국면으로 선회할지 주목된다.
척 헤이글 미국 국방장관은 캘리포니아 반덴버그 공군기지에서 실시할 예정이던 미니트맨Ⅲ 시험 발사를 다음달로 연기하기로 5일(현지시간) 결정했다. 국방부의 한 고위 관리는 "북한과 무관하게 준비해온 실험이지만 북한의 오판을 불러 한반도 위기가 악화할 수 있다는 우려에 따른 결정"이라고 설명했다. 사거리 1만3,000㎞의 ICBM인 미니트맨Ⅲ는 미국 핵전력의 핵심 무기로 450기가 미국 전역에 분산 배치돼 있다. 국방부는 전날 북한의 미사일 이동 및 실제 발사 가능성이 사진과 감청으로 포착된 것을 계기로 북한을 자극할 언사를 자제하기로 했다고 CNN방송이 보도했다.
왕 부장은 6일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과 통화하면서 "한반도는 중국과 가까운 곳"이라며 "우리는 이 지역에서 어떤 도발 행위가 일어나는 것에도 반대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한반도의 비핵화 과정은 진전돼야 하며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도 유지돼야 한다"면서 "중국은 관련국이 냉정과 자제를 유지, 긴장 상태를 완화시키기를 촉구한다"며 6자회담 재개를 주문했다.
베이징=박일근특파원 ikpark@hk.co.kr
이훈성기자 hs0213@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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