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상하이(上海)시에서 신종 H7N9형 조류인플루엔자(AI) 환자와 접촉한 사람 중 1명이 고열과 함께 이상증상을 보여 당국이 긴장하고 있다. 이는 신종 H7N9형 AI가 사람에서 바로 사람으로 전염될 가능성을 보여주는 것이어서 불안감이 증폭되고 있다.
상하이시위생계획생육위원회는 신종 H7N9형 AI로 숨진 위모(52ㆍ여)씨와 접촉한 31명 중 1명에게서 고열과 함께 콧물이 나는 등 이상증상이 나타나 격리 치료 중이라고 5일 밝혔다. 이 환자가 신종 H7N9형 AI에 감염된 것으로 드러날 경우 희박한 것으로 여겨졌던 사람 간 감염 가능성이 확인되는 것이어서 주목된다. 당초 조류에서만 발견되던 신종 H7N9형 AI가 사람에게 전염된 것 자체가 이례적인 상황인데 여기에다 사람 간 감염까지 확인되면 신종 H7N9형 A1가 급속히 확산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그럴 경우 환자들을 모두 격리 치료하고 접촉 등을 전면 금지하는 등의 조치가 불가피하다. 그러나 신종 H7N9형 AI의 잠복기가 1주일 가량 돼 의심환자들까지 완전 통제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점이 문제다.
비둘기에서 신종 H7N9형 AI 바이러스가 검출된 것도 우려되는 점이다. 중국 농업부는 상하이시의 농산물 시장에서 채취한 비둘기 샘플을 정밀 검사한 결과 신종 H7N9형 AI에 양성반응이 나왔다고 밝혔다. 이는 가금류를 비롯한 동물 감염 가능성이 크다는 것을 시사한다. 이에 따라 상하이시는 이 시장의 가금류 2만여마리를 살처분했다. 상하이시는 또 6일부터 닭과 오리 등 가금류 시장을 잠정 폐쇄하고 살아있는 가금류 거래도 금지키로 했다.
일부 지역에서는 신종 H7N9형 AI의 백신이 나오기까지는 적어도 6개월이 걸릴 것으로 알려지자 2003년 사스(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사태 당시 예방제로 쓰였던 한약재인 판람근(板藍根)과 황기 등이 품절됐다.
한편 5일 저장(浙江)성 후저우(湖州)시의 신종 H7N9형 AI 환자 장모(64)씨가 숨지면서 감염자 14명(상하이 6명, 장쑤성 4명, 저장성 3명, 안후이성 1명) 중 사망자는 모두 6명으로 늘어났다.
베이징=박일근특파원 ik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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