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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은돈’ 고위층·부호 꼬리에 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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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은돈’ 고위층·부호 꼬리에 꼬리

입력
2013.04.05 1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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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세피난처인 영국령 버진아일랜드(BVI)에 재산을 은닉한 세계 유명인사들의 명단을 일부 공개해 파문을 일으켰던 국제탐사보도언론인협회(ICIJ)가 5일 BVI에 재산을 숨긴 각국 고위 인사들의 명단을 추가 공개했다. 한국 세무당국도 한국인 은닉자에 대한 조사에 들어가는 등 후폭풍이 거세게 불고 있다.

ICIJ는 전날에 이어 비드지나 이바니슈빌리 조지아 총리를 비롯해 2008년 탁신 친나왓 전 태국 총리와 이혼한 포자만 나폼베지라, 마하티르 모하마드 전 말레이시아 총리의 아들 미르잔 빈 마하티르 등 여러 인사들의 이름을 추가 공개했다. 포자만은 스위스 최대은행 UBS 싱가포르지사의 도움을 받아 2007년 BVI에 설립돼 있던 기업 한 곳을 인수했다. 그가 이혼했을 때 태국에서는 탁신 부부의 재산을 보호하기 위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이바니슈빌리 총리는 2006년 BVI에 설립돼 현재까지 운영 중인 회사의 이사로 등재돼 있다. 경제전문지 포브스는 이바니슈빌리 총리의 재산을 50억달러(5조6,000억원) 이상으로 추산하고 있다. 마하티르 전 말레이시아 총리의 아들 미르잔은 1997~2009년 BVI는 물론 자국 내 조세피난처인 라부안에 설립된 회사의 주주와 이사로 나타나 있다. 미르잔은 현재 말레이시아 여러 기업들의 유력 경영인이다. 러시아의 국영가스회사인 가스프롬의 부회장 발레리 골루베프와 건설분야 자회사인 가스프롬 소츠인베스트 대표 보리스 파이킨은 2008년 BVI에 설립됐다 해체된 ‘샌더 인터내셔널’의 주주였던 것으로 드러났다. 또 안드레이 레우스 러시아 전 산업에너지부 차관은 BVI의 ‘드림로버’라는 회사의 주주이고, 러시아-벨로루시 합작국영기업의 경영진이었던 블라디미르 마르겔로프는 BVI에 등록된 2개 회사의 대표를 지낸 것으로 파악됐다.

ICIJ는 이번 주 내에 은닉자 명단을 추가 발표할 예정이다. 또 홍콩 싱가포르 등 다른 주요 조세피난처로 알려진 나라에 대해서도 추가 조사를 할 계획이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BVI 등 조세피난처에 대한 대응 문제가 6월 북아일랜드에서 개최되는 주요 8개국(G8) 정상회의에서 핵심의제로 다뤄질 것이라고 4일 전했다. 가디언은 ICIJ의 폭로로 BVI를 이용한 탈세 실태가 명확하게 드러난 만큼 G8 회의에서 강력한 대처 방안이 도출돼야 한다는 요구가 높아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국세청도 BVI에 재산을 숨긴 부유층 중 한국인이 있는지 확인 작업에 나섰다. 국세청은 5일 “가디언 등 국제 미디어들이 협력해 발굴해 낸 재산 은닉자 명단을 입수하기 위해 다방면의 채널을 가동하고 있다”며 “탈루 사실이 드러나면 철저히 응징하겠다”고 밝혔다.

유인호기자 yi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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