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현지에 세워진 우리나라 고승의 유일한 기념비인 신라국혜초기념비(사진)가 건립 후 10여년째 방치, 훼손(본보 2012년 12월 17일자 2면)되다 불교계 등의 지원으로 제 모습을 찾게 됐다.
주 시안총영사관과 경북도는 중국 시안(西安)시 저우쯔(周旨)현 선유사(仙遊寺) 인근에 건립된 후 크게 훼손된 상태인 혜초기념비 복원에 착수한다고 5일 밝혔다. 총영사관과 도는 지난해 말 불교계와 현지 한인회에 혜초기념비의 상태를 알리고 복구 기금 마련에 나서 조계종 측이 6만위안, 경북도 4만위안, 시안 한인회 2만위안 등 모두 12만위안(한화 2,172만원)을 지원키로 했다.
혜초기념비는 2001년 6월 건립됐으나 이후 관리 부실로 비석 글자의 절반 이상이 벗겨져 나갔다. 또 기념비의 정자도 2개의 콘크리트 지지 기둥이 간신히 떠받치고 있을 뿐 붕괴 위험에 처해있다.
혜초(慧超ㆍ704∼787) 스님은 722년 경주를 떠나 페르시아, 시리아, 파미르고원을 넘어 당나라 수도 장안(지금의 시안) 등을 누빈 후 을 남긴 신라의 고승으로 국내 첫 실크로드 개척자다. 774년 당 황제의 부탁으로 선유사 인근 옥녀담에서 기우제를 지내기도 했다. 그를 기려 기념비가 세워졌으며 김대중 당시 대통령이 친필로 쓴 '혜초기념비정'이라는 현판도 걸렸다.
시안총영사관 정윤식 영사는 "당초 혜초기념비 건립 때 도움을 준 조계종과 실크로드 프로젝트를 추진 중인 경북도, 시안의 한인회에서 지원 의사를 밝혀 조만간 기념비를 새로 단장할 것"이라며 "앞으로 훼손되지 않도록 한인회가 관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전준호기자 jhju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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