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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사나이, 칠순 넘어 해외봉사로 ‘인생 2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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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사나이, 칠순 넘어 해외봉사로 ‘인생 2막’

입력
2013.04.05 1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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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OICA 최고령 봉사단원 권오학씨

칠순을 훌쩍 나이에 해외 봉사에 나서는 선원 출신의 ‘바다사나이’가 있다. 권오학(71)씨는 정부 무상원조 전담기관인 한국국제협력단(KOICA)이 최근 선발한 81기 해외봉사단원에 당당히 이름을 올렸다. 지난해 12월 KOICA가 62세 나이 제한을 폐지하고 뽑은 최고령 봉사단원. 15일부터 2주 동안 서울 서초구 염곡동에 있는 KOICA 해외봉사교육원에서 국내 교육을 받은 뒤 우즈베키스탄으로 출국한다. 현지에선 과일과 채소를 재배하는 기술을 전수하고 농민들과 함께 농사도 지을 계획이다.

권씨가 칠순이 넘어 ‘인생 이모작’에 도전한 이유는 간단하다. “40년 넘게 배를 타고 100개국이 넘는 나라를 다녔어요. 특히 도미니카공화국을 찾았을 때 어렵게 사는 농촌 지역의 아이들 모습이 아직도 눈에 선합니다. 그때 그 나라의 아이들을 생각하면서 우즈베키스탄에 가서 힘닿는 데까지 봉사하고 올 생각입니다.”

1974년 일본 해운회사에 삼등 항해사로 취직한 뒤 87년 선장이 된 그는 숱한 고비를 넘겼다. “지금까지 살면서 세 번이나 목숨을 잃을 뻔했어요. 한 번은 베트남전 때 밀림에 숨어 있던 적들로부터 집중 사격을 받았어요. 이때 죽는 줄 알았죠. 두 번째, 세 번째는 선장이 돼 인도네시아 인근 해역을 항해하면서 해적에게 납치됐을 때였습니다. 칼로 위협하며 돈을 요구했는데, 숨겨둔 비상금을 건네고 겨우 목숨만 건졌어요.”

그는 환갑이 넘은 2004년 생의 절반을 바다에서 보낸 뒤 뭍으로 올라왔다. 이후 서울 동숭동의 평생교육기관 진형고에 들어갔으며, 졸업 뒤 2010년 한경대 원예과에 입학해 공부를 계속했다. 공부만이 젊게 사는 길이라고 믿었기 때문이다.

권씨는 “지금까지 배운 과실, 채소작물 재배에 관한 지식을 우즈베키스탄에 쏟아붓고 오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박민식기자 bemyself@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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