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야구위원회(KBO)의 올 시즌 목표는 2년 연속 700만 관중 돌파다. 시즌 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1라운드 탈락으로 다소 김이 빠졌지만, 지난 달 24일 잠실에서 열린 두산과 LG의 시범경기에 사상 첫 만원 관중(2만5,000명)이 몰려들며 정규시즌 흥행 돌풍을 예감케 했다. 막내 NC의 1군 진입, 열성팬이 많은 KIA의 시범경기 1위도 좋은 징조로 해석됐다.
하지만 4일 현재 야구장을 찾은 관중은 작년 보다 줄었다. 2013 프로야구는 지금까지 총 20경기가 열렸다. 22만5,614명의 관중이 들어찼고 지난해 같은 기간 25만930명 보다 10%가 줄었다. 평균 관중 역시 1만2,547명에서 1만1,281명으로 1,200명 이상 감소했다.
구단별로는 KIA가 홈 2경기에서 평균 1만2,500명을 기록해 작년(9,022명) 대비 3,000명(39%) 이상 늘었다. 그러나 두산(-56%) 넥센(-44%) 롯데(-19%) 등 6개 구단은 관중이 모두 줄었다. LG는 4일까지 홈경기를 치르지 않았다.
주목할 점은 신생 구단 NC다. 홈 개막전을 평일에 치른 4개 구단 가운데 평균 관중이 가장 많았다. 시즌 개막 2연전(3월30~31일)을 원정에서 치른 두산(잠실) 넥센(목동) 한화(대전) NC(창원)는 2~4일 홈에서 3연전을 소화했다. 평일에다 날씨까지 쌀쌀해 관중 동원이 쉽지 않았지만 사흘 동안 창원 구장에는 평균 9,772명의 야구팬이 모였다. 잠실(9,496명), 대전(6,080명), 목동(3,936명)을 앞서는 깜짝 흥행 돌풍이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지금 수치에 만족하지 말고 지속적으로 팬들이 야구장을 찾도록 해야 한다"고 조언하고 있다. 사상 첫 창원을 연고로 둔 팀이 창단됐기 때문에 충성심 보다는 호기심으로 야구장을 찾았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이 같은 효과는 단발에 그칠 수도 있다"고 했다.
결국 성적이 해답이다. 한 구단 감독은 "관중 수는 성적에 달려있다. 아무리 좋은 마케팅을 펼쳐도 성적이 나쁘면 팬들이 외면한다"고 했다. NC는 '경남 라이벌' 롯데와의 3연전에서 1승도 챙기지 못한 채 3연패를 당했다. 실책을 쏟아냈고 경험 부족으로 다 잡은 승리도 놓쳤다. 앞으로도 이런 모습을 재현하며 패한다면 관중 수는 줄어들 수밖에 없다.
이는 다른 팀에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작년에 이어 올해도 한국 프로야구가 하향 평준화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투수들은 볼넷을 쏟아내고 야수들은 실책을 남발한다. 꼴찌 한화는 그 동안 소화한 엄청난 훈련량에도 리그 질을 떨어뜨리는 경기력을 선보이고 있다. 2년 연속 700만 관중 돌파의 핵심은 결국 수준 높은 경기력과 각 구단의 성적이다.
함태수기자 hts7@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