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랜드 강혁(37)이 코트를 누빌 날도 얼마 남지 않았다. 소속 팀이 4강 플레이오프(5전3선승제)에서 모비스에 내리 2연패, 벼랑 끝에 몰렸다. 이제 한 번만 더 지면 탈락한다.
올 시즌을 끝으로 유니폼을 벗는 강혁은 6일 인천 삼산월드체육관에서 열리는 모비스와의 4강 플레이오프 3차전에서 마지막 투지를 불태운다는 각오다. 강혁은 삼성과의 6강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발목을 다쳐 아직 몸 상태가 정상이 아니다. 그러나 더 이상 벤치에 앉아 경기를 지켜볼 수만은 없는 노릇이다. 위기에 놓인 팀을 구해야 한다.
강혁은 지난 2일 1차전에서 팀의 완패를 지켜본 뒤 4일 2차전 출전을 강행했다. 그러나 2쿼터에 2분53초만을 뛰며 힘을 전혀 쓰지 못했다. 강혁은 당초 3차전에 복귀할 예정이었지만 가드 김지완이 1차전에서 무릎을 심하게 다쳐 생각보다 일찍 경기에 출전했다.
강혁은 모든 초점을 3차전에 맞췄다. 그는 5일 "이대로 끝낼 수 없다"며 "이제 뛸 시간이 얼마 안 남았는데 어떻게든 팀에 도움이 되고 싶다"고 밝혔다. 이어 "이번 플레이오프에서 좋은 성적을 내야 후배들이 좋은 환경에서 운동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1999년 신인드래프트 전체 5순위로 삼성에 지명된 강혁은 프로에서 뛴 12시즌 내내 플레이오프 무대를 밟아 '플레이오프의 사나이'로 불린다. 또 2005~06 시즌에는 챔피언결정전 최우수선수(MVP)에 선정되는 등 두 차례 우승 반지를 꼈다.
강혁은 유니폼을 벗기 전 한번 더 챔피언결정전 무대에 밟고 싶은 의욕이 강하고, 팀의 매각 여부도 신경이 쓰이기 때문에 유종의 미를 거둬야 한다는 생각이다. 유도훈 전자랜드 감독은 "강혁의 몸 상태는 좋지 않지만 동료들에 대한 미안함 때문인지 해보자 하는 의지가 돋보인다"고 설명했다.
한편 전자랜드는 6일 모비스와의 4강 플레이오프 3차전 인천 홈 경기에서 강혁의 은퇴식을 열어주기로 했다. 3차전 종료 후 강혁 은퇴식과 더불어 은퇴 기자회견을 할 예정이다.
김지섭기자 onion@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