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들을 향해 연일 비판의 수위를 높이던 윤상직(사진)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이번엔 덕담과 위로를 던졌다. 정부와 대기업간의 '밀당(밀고 당기기)'이 본격화되는 분위기다.
윤 장관은 4일 30대 그룹 사장단 간담회를 열어, 참석자들로부터 각종 애로와 건의사항을 청취한 뒤 "(대기업 입장을) 충분히 대변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정부는 기업투자에 걸림돌이 되는 규제를 철폐하고 투자환경 개선을 위해 적극 노력할 테니 업계에서도 자발적으로 투자확대와 일자리 창출, 동반성장, 사회적 책임 이행에 노력해 달라"고 당부했다.
회의에 참석한 이승철 전국경제인연합회 상근 부회장은 "윤 장관이 회의 내내 기업들의 분위기를 살리기 위해 노력했고, 분위기도 화기애애했다"고 말했다.
윤 장관은 취임 후 강성행보를 이어왔다. 대통령 업무보고에선 "대기업의 불공정 관행을 뿌리뽑겠다"고 했고, 지난달 27일 한국경영자총협회 포럼에선 "(정부발주) 계약이 끝나자마자 중소조선사들을 상대로 가격 후려치기부터 시작하더라"며 대형 해운사들을 맹렬히 비난했다. 이런 그의 종전 태도에 비춰보면, 윤 장관의 이날 발언은 정반대 뉘앙스를 풍기고 있다.
이에 대해 정부관계자는 "대기업 자체가 우리경제의 양면성을 갖고 있다. 경제민주화 관점에선 비판의 대상이지만 투자와 고용의 측면에선 격려의 대상이기 때문에 채찍과 당근을 병행하는 건 당연하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간담회에서 30대 그룹들은 올해 작년보다 7.7% 늘어난 148조8,000억원을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고용인원은 지난해보다 1.5% 증가한 12만8,000명(고졸 4만7,000여명 포함)이다. 산업부는 경제단체와 30대그룹이 참여하는 '민관합동 투자ㆍ고용협의회'를 구성, 없애야 할 규제 발굴에 나설 계획이다.
김정우기자 woo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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