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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수의 특목고 외엔 일반고로 통합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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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수의 특목고 외엔 일반고로 통합해야”

입력
2013.04.04 1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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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교육의 근간인 일반고의 위기를 더 이상 방치해서는 안 된다는 위기의식은 교육계 전반에 널리 퍼져있다. 교사와 전문가들은 지난 정부의 고교다양화 정책을 개선하는 것에서부터 고교 교육의 위상을 재정립해야 한다는 원론적 주장까지 다양한 대책을 제시했다.

먼저 일반고 위기 상황을 가속화한 직접적 원인인 고교다양화 정책에 대한 개선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잇따랐다. 배상훈 성균관대 교육학과 교수는 "일반고는 군대로 치면 보병과 같은데 정부가 고교 다양화라는 이름에 얽매여 자사고와 자공고 등 특수부대를 신설, 보병부대를 압도해 버렸다"고 말했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은 "본래 설립목적에 맞지 않게 입시 교육으로 변질된 특목고와 자사고는 폐지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본래 취지대로 운영되는 일부 학교만 제외하고는 모두 일반고로 통합하고 수업 혁신을 이뤄야 한다는 주장이다. 성열관 경희대 교육학과 교수도 "자사고를 폐지하고 고교 무상교육을 실시해야 한다"고 밝혔다.

김진우 좋은교사운동 상임대표는 학생 선발방식을 개선함으로써 고교 서열화를 허무는 보완책을 제시했다. 특목고 자사고 일반고에 동시에 지원하고 추첨해 특목고 등이 성적순으로 학생을 우선 선발하는 것을 막자는 것이다. 김 대표는 "아이들의 다양한 기호와 적성을 추구하기 위해 다양화는 유지돼야 한다"며 "다만 누구에게나 기회를 준다면 학교 전체가 살아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일선 교사들은 교육과정의 자율권 보장, 재정 지원, 주요 과목의 수업 축소를 주장했다. 서울 강남의 한 학교 교감은 "교육과정 운영의 자율권이 보장되고 다양한 교육과정 진행을 위한 재정 지원이 뒤따르면 일반고도 회생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오인근 인헌고 교무혁신부장은 지난달 26일 민주통합당이 주최한 '위기의 일반계 고교, 어떻게 살릴 것인가' 정책토론회에서 "학급당 학생수를 20명 정도로 줄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전남의 한 일반고 교사는 "국어ㆍ영어ㆍ수학의 비중이 높고 어려워 아이들이 따라가기 어려우니 수업 시간을 줄이고 수준을 내려야 한다"고 말했다.

대학진학에 얽매이지 않는 고교 교육을 해야 한다는 보다 근본적인 제안도 나온다. 김이경 중앙대 교육학과 교수는 "일반고 위기에 대한 해법이 일반고에서도 대학 잘 가게 하는 방법을 찾는 것으로 귀결된다면 재정 지원과 운영 자율권 등을 줘도 결국 진학실적에 따라 고교가 서열화할 것"이라며 "고교에서 자신의 적성과 희망에 따라 진로를 설정하는 교육에 치중해야 한다"고 했다.

이는 고교 교육의 위상에 대한 사회 인식과도 관련돼 있다. 미국에서는 고교 때 보편 교육을 실시해 대학 진학을 하지 않는 경우 취직을 하고, 유럽은 고교 교육이 대입을 준비하는 일반계와 직업ㆍ전공ㆍ진로교육을 실시하는 실업계로 나뉜다. 이범 교육평론가는 "우리는 형식적으로는 유럽처럼 나뉘어 있지만 실제로는 세분화된 교육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며 "근본적으로 고등학교의 위상과 기능, 고교 체제 문제에 대한 사회적 합의가 도출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안아람기자 oneshot@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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