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은 4일 "전쟁이 오늘인가 내일인가 하는 폭발 전야이다" "개성공단을 폐쇄할 수 있다" 등의 위협 공세를 펴면서 한반도 긴장을 더욱 고조시켰다. 북한은 또 미국을 겨냥한 중거리 미사일을 동해안으로 이동시키며 무력 시위를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CNN방송은 미국 정부 관계자를 인용해 "북한이 수일 또는 수주 내 이동식 탄도 미사일 발사를 계획하고 있음을 암시하는 통신을 감청했다"고 보도했다. 미국은 괌에 미사일방어시스템(MD)을 배치할 것이라고 밝혔다.
북한은 이날 인민군 총참모부 대변인 담화를 통해 "우리 혁명무력의 무자비한 작전이 최종적으로 검토ㆍ비준된 상태에 있음을 정식으로 백악관과 펜타곤에 통고한다"고 밝혔다.
북한은 담화에서 최근 미군의 B-52, B-2전략폭격기와 F-22전투기가 한반도 상공에서 훈련한 사실을 거론하면서 "조성된 정세는 이 땅에서 전쟁이 일어나겠는가 말겠는가가 아니라 오늘 당장인가 아니면 내일인가 하는 폭발 전야의 분분초초를 다투고 있다"고 주장했다.
북한의 대남기구인 조국평화통일위원회도 "남조선이 못된 입질을 계속하면 개성공단에서 (북한) 근로자들을 전부 철수시키는 단호한 조치를 취하게 될 것"이라고 위협했다. 조평통 대변인은 "(남 측 당국과 언론은) 그 무슨 돈줄이니, 밥줄이니, 더 큰 피해를 보는 것은 북한이라느니 하면서 우리가 개성공업지구를 감히 어쩌지 못할 것이라는 고약한 나발을 계속 불어대고 있다"면서 "인질 구출을 위한 군사작전이니 뭐니 하며 전쟁의 불집을 기어이 터뜨려보려 한다"고 주장했다.
미국의 북한 관련 웹사이트 '38노스'는 위성사진 분석을 기초로 "북한이 영변 핵시설의 원자로를 재가동하기 위한 움직임이 포착됐다"고 밝혔다. 지난 2월과 달리 3월에 찍은 사진에서는 원자로 건물 뒤편과 도로에서 공사가 진행되고 있으며 2008년 폭파된 냉각탑 주변에서 굴착 활동이 시작된 정황도 보인다는 것이다.
김관진 국방부 장관은 이날 국회 국방위 전체회의에 출석해 "북한이 동해 쪽으로 이동시키고 있는 미사일이 KN-08은 아니다"라고 부인했다. 이와 관련해 정부 소식통은 이 미사일이 "무수단급 중거리 미사일로 보인다"고 밝혔다. 무수단 미사일은 사거리 3,000~4,000㎞로 괌까지 타격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미국 국방부는 3일(현지시간) 성명을 통해 "몇 주일 내에 고고도방어체계(THAAD)를 괌에 배치할 것"이라면서 "이는 북한의 탄도미사일 위협에 대한 방어 태세를 강화하기 위한 예방적 조치"라고 밝혔다. 미 국방부는 "미국 정부는 북한 지도부에 대해 도발적 위협을 중단하고 국제 의무를 준수함으로써 평화의 길을 선택할 것을 촉구한다"면서 "북한의 도발을 경계하면서 미국과 동맹국들의 영토 및 이익을 보호하기 위한 준비 태세를 유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광수기자 rolling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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